일부 농민단체 소동, TPP 첫 공청회 '아수라장'
[뉴스핌=홍승훈 기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국내 통상분야 최대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15일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첫 'TPP 공청회'에선 TPP 참여를 두고 민관 통상 전문가들간 찬반이 첨예하게 갈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정수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TPP에 대해 "아시아 경제측면에선 역내 경제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TPP"라며 "특히 일본의 TPP 참여로 이대로 가면 한국이아닌 일본이 린치핀(핵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TPP 외의 FTA협상은 쌍무협상이 갖는 한계와 비경제적 여건 때문에 협상 진전에 어려움이 있으며 무역자유화가 제한적"이라며 "기존 FTA 협상에 성실히 임하면서도 TPP 참여국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사전협상'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대론자들의 농업통상부문 우려에 대해서도 "농업 등 경쟁열위 부분의 경쟁력제고와 구조조정 노력은 TPP 없이도 상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고 반박했고, 일본시장 개방에 다른 불이익에 대해서도 "대일수입 의존 탈피는 한국기업이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이유"라는 논리를 폈다.
TPP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차이에 대해 "TPP는 미국과 일본 등 주도국이 분명하고 수준이 높다는 점 때문에 시장개방과 무역규범 양면에서 높은 수준의 협상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그 협상 합의도 단시일내에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RCEP는 주도국이 부재할 뿐 아니라 경제사회적 수준이 낮아 개방수준이 낮고, 그 협상 타결 시기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협정 구조상 TPP는 한미 FTA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TPP 참여 여부가 우리나라 득실에 심각한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TPP 참여가 소폭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이는 멕시코, 캐나다, 호주 등과의 FTA 효과 정도라는 게 정 교수의 판단이다.
특히 내년이 우리나라 농업통상의 최대 분수령인 만큼 TPP에 참여할 경우 논란이 커질 것으로 봤다. 즉 쌀 관세화, FTA상의 쌀 자유화, 한중 FTA 농업협상, 쇠고기 추가시장 개방 등의 이슈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전했다.
정 교수는 결론적으로 "현재우리나라 FTA 실적과 정책구도에서 TPP 진전과 조기참여가 과연 국익과 부합하는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PP는 애초 싱가포르, 브루나이, 칠레, 뉴질랜드 등으로 시작했지만 미국이 참여하고 최근 일본까지 가세하며 영향력이 급격히 커졌다. 이 외에 호주, 캐나다, 멕시코,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총 12개국이 협상 국가들로 포진돼 있다.
이들 국가 중 우리가 양자협상을 하지 않은 곳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등 5곳. 하지만 사실상 일본을 뺀 4개국은 과거 FTA 협상 트랙이 있어 개별협상 재개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오전 9시 30분 열린 이날 공청회는 시작 30분도 안돼 TPP 참여 반대를 외치는 일부 농민단체들의 몇차례 난동으로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며 공청회가 중단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날 '한중FTA 중단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 등 일부 농민관련 단체들은 TPP 반대를 외치며 공청회장 안팎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