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유예 이슈, 웨이버 외엔 추가카드 NO...정부방침 아직"
[뉴스핌=홍승훈 기자] 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23일 "금년 말까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 종료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참가 여부에 대해선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차관보는 이날 과천청사 기자실에서 첫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가 (TPP)협상에 참여하지 않아 정확히는 알 수 없다"고 전제한 뒤 "협상 참가국간에 연말까지 협상을 종료한다고 했지만 현재 종합적으로 평가해볼때 아직 국가간 쟁점이 많아 연말내 종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TPP는 오바마 정부가 추진중인 환태평양지역의 자유무역지대 구상의 일환으로 미국 주도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간 TPP를 추진 중인 미국과, 대항마 격인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는 중국 사이에서 TPP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아시아 순방에서 예상과는 달리 TPP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이 이같은 글로벌 역학구도와 무관치 않다.
최 차관보는 이날 2010년 이후 중단됐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3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연내 재개하겠다는 입장도 공식화했다.
최 차관보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3개국과의 양자간 FTA 협상을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재개할 예정"이라며 "앞서 공식 협상이 중단된 후에도 비공식적으로 협상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을 해온만큼 내년초까지 재개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정부는 캐나다와의 FTA 협상은 2005년 7월, 호주 및 뉴질랜드와의 협상은 2010년 각각 중단된 바 있다.
3개국과의 FTA 협상과 관련 한-캐나다간에는 우리 측은 쇠고기, 돼지고기 양허 수준과 캐나다 측은 자동차 관세철폐 수준에 대해, 한-호주간에는 우리 측은 쇠고기 등의 양허 수준과 호주측은 자동차 관세철폐 수준 및 ISD 포함 여부가 쟁점이다.
또 한-뉴질랜드의 경우 우리측은 농산물 양허 수준, 뉴질랜드 측은 공산품의 관세철폐 수준, 농산물 협력, 인력이동 개선 등의 쟁점이 남아있다.
한편 최 차관보는 이날 필리핀의 쌀 관세화 유예에 대한 합의도출 실패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오는 2014년 12월 쌀 관세화 유예가 종료되는 가운데 최근 필리핀은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 정례회의서 쌀 관세화 추가 연장을 위한 웨이버(waiver, 의무면제) 승인을 요청했으나 최종 합의 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최 차관보는 "쌀 관세화 유예냐 아니냐에 대한 정부방침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농민단체와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필리핀의 웨이버 카드 외에 추가대책이 있냐는 질의에 대해 최 차관보는 "우리에게도 웨이버 외에 방법은 없다. 필리핀도 다각적인 옵션을 검토했지만 현 WTO체제에선 없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