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어느 정도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에게는 수식어가 따르기 마련이다. 배우 김아중(31)도 예외일 수 없다. 언젠가부터 그의 이름 앞에는 ‘로코퀸’이란 기분 좋은 단어가 함께 했다.
근거 없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니다. 넉넉잡아 155만 명 정도. 한국 최초 로맨틱코미디 1000만 배우가 되기 위해 김아중이 채워야 할 관객 수다. 약 845만 관객은 이미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와 ‘나의 PS파트너’(2012), 단 두 편으로 만들어 놨다. 이 정도면 의심의 여지 없는 최고의 ‘로코퀸’. 하지만 아직도 보여줄 게 많다며 웃는다.
김아중이 배우 주원과 함께한 영화 ‘캐치미’로 ‘로코퀸’의 귀환을 알렸다. ‘캐치미’는 완벽한 프로파일러 이호태(주원)가 전설의 대도가 된 10년 전 첫사랑 윤진숙(김아중)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제대로 ‘로코퀸’의 위력을 보여줄 작정이다.
꽤 쌀쌀했던 12월 어느 날 김아중을 마주했다. 짧은 스커트 차림으로 걸어오는 그는 같은 여자가 봐도 정말 섹시했다.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인사를 건넨다. 상냥하고 귀여운 매력이 묻어났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은 거부감이 들지 않는(본인은 부정하지만) 사랑스러운 애교로 상대를 녹였다. 물론 중간중간 짧고 굵게(?) 터지는 김아중식 유머 덕에 웃음도 넘쳤다.
“사실 ‘나의 PS파트너’로 마음이 아주 편해졌어요. 지금은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고 나서 다시 한 번 신고식을 잘 치르는 느낌이랄까요. 작품 선택부터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 또 개봉을 앞둔 지금 훨씬 마음이 편해요. 그래서 흥행을 너무 염두에 두거나 걱정하지도 않죠.”
극중 김아중이 열연한 윤진숙은 완벽한 범죄 행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최고의 절도범이다. 동시에 동물애호가를 자청하고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범죄 노하우를 전수하는 엉뚱하고 귀여운(?) 인물이다. 물론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는 그야말로 애교 작렬 여친이다.
“전에 맡은 역할들은 좀 소심하고 사랑에 갈급한 캐릭터였죠. 그런데 이번엔 좀 뻔뻔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양심과 죄의식을 벗겨냈어요.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능청스러운 느낌이 있죠. 사실 실제 성격은 진숙이와 달라요. 애교를 잘 부리는 성격도 아니죠. 촬영하면서도 되게 쾌감을 느끼고 대리만족을 느꼈어요. ‘아 이렇게 살아도 좋구나. 시원시원하구나!’ 했죠.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영화는 첫사랑을 소재로 했지만 실제 김아중은 첫사랑 기억이 없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의 사랑은 대부분 일방통행이었다. 짝사랑만 줄곧 해오다 보니 마음앓이도 꽤 했다. 예쁘장한 얼굴에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몸매, 남자들이 학교 앞까지 줄지어 기다렸을 법한데 경험해 본 적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 사람 짝사랑했다가 한 일 년 뒤에 저 사람 짝사랑했다가 연속적으로 짝사랑만 했죠. 고백도 못해보고 괜히 그 사람의 작은 몸짓, 눈짓에 큰 의미 부여를 하면서 설렜어요. 학교 다닐 때도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와서 남자 구경을 못했어요. 그래서 인기가 많은지 적은지도 모르고 살았죠. 저희는 다른 학교 남학생이 와서 기다리고 그런 게 없었거든요. 그건 도대체 어느 동네에요?(웃음)”
해가 바뀌면 만 서른둘이 되는 그의 새해 목표는 의외로 소박하다. 두 가지 이상 작품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2014년에는 꼭 한 남자의 사랑을 받는 삼십 대 초반의 평범한 여자이고 싶다.
“내년엔 두 작품 하는 게 목표에요. 영화, 드라마 상관없이 무조건 두 작품 하고 싶어요. 연애도 생각은 하죠. 하고 싶고요. 그런데 연애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너무 달고 사니까 이제 못하겠어요. 영화 찍으면서 연애를 글로만 배우고 있다니까요. 예전에는 열애설 기사 보면 ‘어머 어떡해’란 생각만 들고 부럽진 않았어요. 그런데 요새는 열애설 나면 ‘저 사람들도 만나? 또 만나? 나 빼고 다 만나?’ 이런 느낌이에요(웃음). 부러워요. 저도 죽이 잘 맞고 취향도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하는 편한, 그런 친구 같은 남자친구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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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