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이에라 기자] 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재계가 당황하자 증시도 흔들릴 조짐이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법원이 받아들여 임금상승->수익감소->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철강업종이 직격탄을 받을 전망이어서 충격이 클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가 “상여금은 근속기간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지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이라고 판시했다. 반면 복리후생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 사이에서는 임금상승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증시에 즉각 반영되지 않을 것이란 확신 및 노사정간 합의와 추가 소송으로 3~5년이 더 필요하다는 기대를 이유로 당장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기업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로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소급총액이 6~7조원대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판결은 소급금액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했고 개별 기업에 대한 소송이므로 현대기아차에 대한 영향은 시간이 더 걸린다.
NH농협증권은 3개사 각각의 매출액대비 인건비 상승 비중은 현재 9.3%, 9.4%, 4.2%로 평균급여 상승률 14.5%를 적용하면 각각 1.3%p, 1.4%p, 0.6%p로 추정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2012년 기준 매출액 대비 본사 인건비 비율은 약 6.6%수준이라며 경총 추산 인건비 증가율 7.62% 고려시 일시 소급분을 제외하고 영업이익률은 연간 최대 약 0.5%p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정적 이슈지만 과도한 우려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익률로는 1% 전후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베이스에 상여금이 포함돼 올라간다는 것이기 때문에 초과근무 수당 많은 쪽이 영향을 받는다”면서 “자동차, 조선, 항공(스튜어디스) 등 서비스, 제조업, 전자 등으로 기업마다 케이스가 달라서 규모를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비용이 더 나가는 것으로 인해 심리적인 부담은 있다”고 했다.
하지만 GM본사 회장이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통상임금 해결을 요청했고 이와 관련한 충당금으로 GM한국법인이 8000억원대, 현대기아차도 늘렸던 점을 보면 큰 타격은 피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김연찬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임금이 오르는 것은 맞지만 법원이 소급분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급격한 비용증가는 없을 것"이라며 "현대기아차의 충당금은 소급분에 대비하고자 한 것으로 단기적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이고 환율과 같은 요소에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