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미 기자] 올해 제약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여러 약값 인하 정책으로 인한 부진을 털고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른 산업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는 해였다.
내년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사용량 약가연동제가 시행된다. 2월에는 시장형 실거래가제가 재시행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약 개발과 해외 수출이 내년도 성장의 열쇠라고 조언한다.
◆제약업계, 2년만에 실적 성장
올해 제약 시장은 리베이트 규제 강화로 인한 영업 활동 위축과 경기 침체로 인한 환자수 감소, 약가 인하라는 여러 악재를 동시에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제약시장이 5%대의 실적 신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년 만의 성장이다.
공동 마케팅 강화와 다국적 제약사 상품도입 등에 활발히 나선 상위 제약사의 경우 9%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일괄 약가인하로 7%까지 하락하였던 영업이익률도 매출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 감소와 영업 방식 변화로 인한 판매관리비 감소로 다소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 순위는 크게 변화했다. 지난 60년간 부동의 1위였던 동아제약이 지난 3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왕좌 쟁탈전이 벌어졌다.
유력한 1위 후보는 유한양행이다. 유한은 3분기 누적 매출액이 다른 제약사를 크게 앞서고 있다.
◆내년 글로벌 신약·수출이 모멘텀
정부는 내년에도 약값 인하 정책을 속속 내놓는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처방량이 많은 의약품의 가격을 내리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가 시행된다. 2월부터는 지난 2년간 유예됐던 시장형 실거래가제가 재시행에 들어간다.
이 제도는 병원이 건강보험 상한가보다 의약품을 싸게 사면 차액의 일부를 병원에 돌려주는 것이다. 특히 가격이 떨어진 제품은 추후 상한가 자체가 내려간다.
이 같은 약가 인하는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만큼 내수 시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약 개발과 해외 수출 성적이 내년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은 상위사의 해외 시장 성과가 주요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 해외사업부의 매출 기여도는 계속 높아지며 연구·개발(R&D) 성과도 실적으로 반영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신정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출 의약품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성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성공이 기대되는 제품은 동아ST의 슈퍼항생제, 녹십자의 면역글로블린제제 ‘IVIG’와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F’, 한미약품의 위궤양 치료제 ‘에소메졸’ 등이다.
동아ST가 개발한 슈퍼항생제는 미국 시판을 앞두고 있다. 에소메졸은 이달 18일부터 미국 판매에 들어갔다. 에조메졸은 미국 내 처방 1위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의 부가성분을 바꾼 개량신약이다.
IVIG는 현재 미국에서 시판 최종단계인 제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으로 내달경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