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측 "정의의 문제"..조정 가능성은 열어놔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
향후 분열된 삼성가의 화합은 물론 삼성과 CJ 간 갈등의 골이 봉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건희 회장 측은 이번 소송이 "정의의 문제"라면서 화해 의지가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회장 측은 "맹희씨 뜻을 전달해서 의견을 구해보겠다"고 밝혀, 화해의 여지는 남겨뒀다.
맹희씨 측은 24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 심리로 열린 5차 공판에서 "가족 간 화합을 위해 원고는 피고 측과 조정을 할 의사가 있다"며 "합리적인 선이라면 협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맹희씨 변호인은 이어 "피고 이건희 측에서 이같은 의견에 대한 조정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듣고 청구취지 등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맹희씨 본인의 암발병에 따른 건강상 문제와 더불어 아들인 이재현 CJ 회장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된데 따른 심경의 변화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재판부가 몇 차례에 걸쳐 화해를 권유했고 심사숙고했지만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이 사건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정의의 문제"라면서 "선대의 뜻이 무엇이고 자녀들이 유지를 어떻게 따라가고 있느냐가 중요한데 원고 측이 거짓까지 동원해 선대 유지를 왜곡해 왔다"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조정이 어려운 것이 감정의 골이 깊어서냐"라고 되물으며 "선대 회장의 유지를 말하고 있는데 만약 살아 계셨다면 이처럼 형제가 다투는 모습을 좋아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준 부장판사는 "우리 정서상 선대가 살아 있다면 화해하길 바라지 않겠냐"며 "서로 윈윈할 방법을 찾아보고 결심공판 이후 양쪽이 화해의사가 있다면 비공개로 화해기일을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1월 7일 한차례 더 변론기일을 진행한 뒤 14일에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한편, 앞서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측에게 두 차례 화해를 권고한 바 있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보다는 양측이 원만하게 화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