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보험업계 배불리기 불과" 혹평
[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의 진보적 사회개혁 운동가로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마이클 무어(Michael Francis Moore)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개혁 정책인 '오바마케어'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혹평했다.
무어 감독은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많은 진보적 인사들이 오바마케어가 대통령의 안티세력들에게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오바마케어가 친기업적인 입법으로 보험업계의 입장을 옹호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바마케어의 원류는 보수 씽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지난 2012년 오바마의 대선 맞수였던 미트 롬니 전 공화당 대선후보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차용했다고 지적했다.
무어는 오바마케어를 빗대어 "롬니가 데리고 다녔던 애완견에 립스틱을 칠해서 다시 데리고 나온 격"이라고 폄하했다.
오바마케어 출범으로 투입되는 공적자금의 천문학적인 부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미국의 공적 자금이 오는 2017년까지 보험업계에 1000억달러가 투입될 것"이라며 "보험업계는 그 돈만으로 메디케어(의료복지제도)를 사유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의 주장을 요약하면 의료보험 개혁은 ▲단일 사업주체로 지급 창구를 일원화하고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바마케어의 진정한 방향은 의료보험 주체를 공공부문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며 "지급창구를 일원화함으로써 모든 사람에게 보장이 미칠 수 있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각주에서 시행 중인 의료개혁 방안들과 해결책을 소개했다.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는 메디케이드 확대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의료보장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미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주지사가 메디케이드 확장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이는 어리석은 것"이라며 "공화당이 우세한 20개 주에서만 연간 200억달러씩이 병원과 치료에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민간 보험사보다는 주정부 주도의 의료보험 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매사추세츠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단일 보험제도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몬태나 주에서는 주정부가 의사를 직접 고용해 주민들을 치료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는 구글이나 시스코, 펩시 같은 대기업들도 똑같이 하고 있는 방식이라는 게 무어의 설명이다.
그는 "버몬트주에서는 주정부가 중심이 되는 단일 보험제도가 오는 2017년 도입되는데 이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만약 성공한다면 모든 주들이 따라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개혁 방안을 짓뭉개려 하는 수많은 기업들의 로비자금이 밀려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어는 "미시시피 강 동쪽에 사는 사람이라면 버몬트로 가는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라"며 "오바마케어는 이름뿐으로 그 자체로는 의료개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민중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