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영업점 말 달라 고객만 '발동동'
[뉴스핌=최주은 기자] 이번 카드사들의 개인정보 유출로 재발급을 신청한 카드를 수령하는 데까지 얼마나 걸릴까.
카드사들은 7일 이내가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일선 영업점에서는 최장 한 달이 걸린다며 카드 재발급을 만류하고 있어 상처입은 고객들을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별 일일 발급 가능한 수량은 KB국민카드 10만매, 롯데카드 4만매, NH농협카드 4만5000매 정도다.KB국민, 롯데, 농협카드 등 대형카드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서울 KB국민은행 명동본점에서 신용카드 재발급을 하려는 고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이들 카드사의 누적 카드 재발급 요청은 지난 22일 오후 6시 기준 농협카드 84만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카드 43만6800건, 롯데카드 37만2200건 순으로 나타났다.
일일 발급 수량 기준 재발급 요청 건수를 고려해 단순 계산해보면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수령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드 재발급 업무를 담당하는 영업점에서는 최장 한 달까지도 걸릴 수 있다며 재발급을 만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용 부담 때문에 카드사들이 재발급을 피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카드 재발급시 고객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며 “카드사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카드 자재비, 배송비, 기타 비용 등으로 5000원 내외”라고 말했다.
현재 카드 3사가 재발급 비용으로 부담해야 하는 단순 금액은 적어도 82억원 수준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국민은행 한 영업점 직원은 “재발급 신청자가 많아 카드 수령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고 안내했다.
롯데카드 고객센터는 ‘비밀번호가 유출되지 않았으니 카드를 교체할 필요가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아예 붙여 놓았다.
농협카드 콜센터 역시 “이렇게 몰리는 경우가 처음이어서 잘은 모르지만, 재발급 카드를 받는 데까지 한참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드사의 만류로 재발급을 하지 않고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상당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재발급하는데 드는 시간이 길어 아예 카드를 해지하는 고객도 있다.
카드 재발급을 위해 영업점을 찾은 한 고객은 “이렇게까지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며 “당장 카드가 필요해 재발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고객은 “카드번호며 유효기간이 노출된 카드를 어떻게 쓰냐”면서 “다른 카드가 있으니 해지했다”고 밝혔다.
카드 재발급 신청이 165만건에 이르렀지만 카드사들이 여전히 고객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