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임추위, 김기석 전의원 후보로 올려..감정원, 후보 선정 번복
[뉴스핌=이동훈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사장 인사에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코레일(한국철도공사), 한국도로공사에 이어 이번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도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정부가 공기업들에 대해 "좋은 시절은 끝났다"며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것을 감안할 때 모순이라는 게 공기업들의 지적이다.
2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철도공단 임원추천위원회가 기획재정부에 올린 이사장 후보 4명 가운데는 지난 대선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김기석 전의원이 있다.
김 전의원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이후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곧바로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열린우리당에서 박근혜 대선 캠프로 '말'을 갈아 탄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비슷한 행적인 셈이다.
더욱이 김 전의원은 철도에 대한 전문성이 없을 뿐 아니라 기본 소양도 부족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역시 낙하산 논란이 있는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처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험이 많은 인사도 아니다.
철도공단 노동조합 관계자는 "공기업 기관장에 반드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와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 소양이 있는지도 의심스러운 사람이 온다면 이야 말로 낙하산 인사인 것"이라며 "아직 이사장 선임이 확정 되지 않아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지만 김 전의원의 이사장 선임은 반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철도공단 이사장 후보로는 김한영 전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이 올랐다. 김 전 실장은 국토부 시절 수서 KTX 경쟁체제 도입을 주도했던 인사로 꼽힌다. 이밖에 김상균 전 공단 부이사장과 오병수 현 부이사장 등 4명이 임추위 추전을 받고 공운위에 올라가 있다.
한국감정원은 모두 5명의 후보가 임추위 추천을 받았다. 서종대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과 3명의 감정원 전현직 이사들 그리고 교수 1명이 후보로 올랐다.
감정원은 철도공단과 달리 청와대 낙하산 논란은 크지 않다. 정치인 출신 후보자가 없어서다.
하지만 임추위가 기관장 후보 추천을 번복해 물의를 빚었다. 감정원 임추위는 지난해 연말 원장으로 공모한 10명 후보 가운데 5명을 뽑아 공운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3일 다시 임추위를 열어 후보자를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감정원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후보자를 바꾼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기관장 인선 과정은 원칙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석연찮은 후보 번복으로 감정원 원장 공모에서도 외압설이 나돌고 있다.
감정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청와대 낙하산으로 여겨지는 인물은 후보군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공기업에 기관장 낙하산 인사를 무차별로 하고 있는 것은 정상화 의지가 실제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