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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양도세 가능성 높아져..."규제완화 역행"

기사입력 : 2014년02월17일 20:54

최종수정 : 2014년02월17일 20:54

조정식 의원 "기재부, 3월까지 결과물 보고"

▲ 17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개혁소위원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재위 회의실에서 조정식 소위원장과 의원들이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체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핌=고종민 기자]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국회에선 금융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세금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4월 파생상품 양도차익과세 도입 가능성이 커져 금융업계가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선 경제활성화를 위해 뛰고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선 발목을 잡는 규제를 양산해 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개혁소위원회는 17일 오후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조세개혁소위에서는 주로 파생상품거래세를 중심으로 증권거래 양도소득세 등 금융소득 전반에 대한 과세체계 개편 방안을 주요 안건으로 삼았다. 입법 발의 목적은 세수 확대와 투기적 거래 억제다.

조세개혁소위원장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스핌과 통화에서 "거래세 도입보다 양도차익에 따른 소득세 과세가 옳다는 것이 다수였다"며 "기재부에 정부의 파생상품 거래세 방법과 양도차익과세 안을 도입했을 때 어떤 보완이 필요한지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기재부가 시뮬레이션을 돌려 3월까지 결과물을 보고할 것"이라며 "오는 4월에 입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논의된 파생상품 과세 체계는 파생 거래세와 양도차익과세 두가지다. 조 의원에 따르면 조세개혁소위에서는 각 의원들의 발의안을 기본 검토하고 정부안을 중심으로 정리키로 했다.

기재위 조세소위원장인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파생상품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파생상품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에 1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연간 250만원까지의 기본 공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같은 당 진영 의원은 선물(약정금액)·옵션(거래금액)·ETF(양도가액)에 각각 0.01%, 0.01%, 0.5%의 기본 세율을 적용하는 안을 발의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진 의원 의원과 유사하나 기본 세율을 각각 0.01%, 0.01%, 0.7%로 내세웠다.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상장주식·파생상품·채권 등 금융투자상품 거래에 따른 양도차익이 연간 합산 1억5000만원 이상인 경우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안을 내놓았다.

정부안은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부과 근거를 마련하고 0.01%의 거래세율을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단, 나성린·진영·설훈 의원과 정부 안은 자본시장의 육성을 위해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는 기본 세율을 인하하거나 영의 세율로 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뒀다.

문제는 해외에서 파생상품에 세금을 신설했다 실질 세수가 줄고 시장도 망가진 사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일본, 스웨덴 등에서도 과거 파생상품 거래세를 도입했지만 거래량 감소효과가 세수확대분을 넘어서면서 실질 세수는 줄어들었다. 원하는 세수는 거둬들이지 못했고 파생상품 시장이 붕괴위기에 놓이면서 결국 대부분 나라들이 파생상품거래세 제도를 폐지했다. 세수 확대와 시장 과잉을 위해 규제안을 내놓았지만 실패로 돌아선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증권회사가 2002년 이후 거래소에 납부하는 선물·옵션 수수료율을 인하했던 4차례의 사례를 기초로 파생상품과 주식시장의 거래대금 감소 정도를 추정한 결과, 세수 축소 효과가 상당했다. 선물 0.001%와 옵션 0.01%의 거래세가 도입될 경우 선물과 옵션 거래대금은 각각 22%와 1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현물 거래대금은 약 2∼6% 가량 줄어든 것으로 예측된다.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시 추가 징수 금액이 약 1000억원 내외라면 주식거래세 감소폭이 약 800억∼2100억원이며, 총 증권거래세수가 최대 1100억원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금융업계에선 세밀한 테이터 조사를 하지 않고 국회에서 탁상행정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우려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맞물려 국내 금융 시장 위축이 심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발의안이라는 비판이다.

일단 이날 회의에선 정부에서 별도로 내놓은 파생상품 양도차익과세 도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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