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가격 상승 및 고용 증가가 주가 발목 잡을 수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우크라이나 사태에 가파르게 내리꽂혔던 뉴욕증시가 리스크 완화에 폭등, 잠재된 상승 에너지를 확인시킨 가운데 월가의 대표적인 ‘황소’로 꼽히는 제러미 시겔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 교수마저 우려를 내비쳐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 버블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강세론을 굽히지 않는 그가 리스크 요인을 지적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사진:신화/뉴시스) |
시겔 교수는 뉴욕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가 1만80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상품 가격과 고용 시장 등 두 가지 변수가 자신의 주가 전망을 뒤집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거나 인플레이션을 대폭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나타나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시겔 교수는 “경제 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데 따라 상품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 추이로 접어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과 제로 금리는 엄격하게 통제되는 인플레이션을 전제할 때 가능하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 같은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한 가지 우려 사항은 고용 상황이다. 실업률 하락이 호재에 해당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기업이 고용을 늘린 데 따른 비용 상승을 의미하며, 이는 기업 이익을 압박하는 요인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기업 이익이 위축될 경우 주가 상승이 제한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때문에 고용 개선이 전적인 호재가 아니라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이다.
시겔 교수는 “기업의 노동 비용이 상승할 경우 낙관적인 이익 전망이 실현되기 어렵다”며 “증시는 여전히 강세장의 정점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지만 상품 가격과 고용 등 두 가지가 잠재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