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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파이터 '윤상직 산업부 장관' 1년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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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정무감각 기대 이상..혁신사고 아쉬워"

- "깐깐한 가정교사 스타일...모시기 힘든 장관"

[뉴스핌=홍승훈 기자] 2013년 3월 11일. 윤상직 신임 장관(사진)에게 산업통상자원부가 맡겨졌다. 당시 제1차관이던 윤상직의 장관 승진은 의외였다. 박근혜 정부가 막 들어선 상황에서 대선에 기여했던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하마평에도 오르지 않던 윤 장관이 덜컥 내정됐기 때문이다. 산업부 현직 차관이 장관으로 승진한 첫 사례이기도 했다.

윤 장관은 취임이후 두 달도 채 안돼 발이 꽁꽁 묶여 버렸다. 원전비리 문제가 터지면서다. 이어 뒤따른 전력대란 우려, 밀양 송전탑 사태 등으로 사회적 갈등과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산업부와 관련된 사고가 연일 언론에 도배됐다. 당시 경제민주화 붐 속에서 취임과 동시에 대-중소기업간 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산업 현장을 발로 뛰던 윤 장관의 초조함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장관 재직 만 1년. 윤 장관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안팎의 평가는 어떨까.

"꼼꼼하고 전문성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장관 취임후 기대 이상의 정무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산업부 모 국장)

"부처 장악력이 뛰어나고 누수없는 정책 추진이 돋보인다. 다만 장관 주도의 창의적인 프로젝트는 다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의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박근혜 정부 경제팀이 정책 불협화음 속에 잇딴 말 실수로 대통령과 국회로부터 쓴소리를 듣고 있다. 반면 산업부와 윤 장관은 이런 비판에서 멀찌감치 비껴서 있다. 산업부 안팎에선 윤 장관이 박근혜 경제팀의 평균점을 높여놨다고 추켜세우기까지 한다.

취임이후 반년 이상 예상치 못한 현안에 꽁꽁 묶였던 윤 장관이 지금 시점에 후한 점수를 받게 된 것은 갑작스럽게 터진 여러 현안을 무리없이 융통성 있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위 소속 한 의원은 "소속부처 차관 출신인 윤 장관은 업무파악 등에서 '준비된 장관'으로서 뛰어난 부처 장악력을 보였다"며 "하절기 전력대란 극복, 국가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밀양 송전탑 사태의 무난한 해결, 한-중FTA의 원만한 진행 등 부처 주요 이슈들을 무리없이 처리해왔다"고 평했다.

산업부 내부 평가도 나쁘지 않다. 산업부 한 국장은 "해외출장시도 금요일 출발해 주말에 업무를 보고 월요일 출근할 정도로 개인사는 제쳐두고 업무에 올인하는 스타일"이라며 "지나칠 정도로 앞만 보고 업무에 매달려와 밑에서 일하기엔 사실 피곤한 장관"이라고 전해왔다.

전문성과 함께 장관의 또 다른 덕목으로 꼽히는 정무능력 역시 기대이상이란 평가가 많다.

산업부 공무원들은 업무 전문성와 정무감각의 경우 근래들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최경환 전 산업부 장관(현 새누리당 원내대표)과 비교해 봤을때 업무 전문성은 말할 것도 없고 정무감각 역시 떨어지지 않는다며 후한 점수를 준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산업부내 모든 업무에 능하고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인데 장관이후 보여준 정무감각은 의외였다"며 "아무래도 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하며 감각을 높인게 아닌가 싶다"고 풀이했다.

첨예한 갈등을 빚은 밀양사태에 대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점, 여야간 이견차가 컸던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를 위해 국회를 설득하며 난국을 풀어간 점도 이같은 정무감각이 한 몫했다는 얘기다.

지난달 24일 열린 산업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업무보고와 토론으로 이어진 이날 자리서 칭찬에 인색한 박 대통령의 격려와 칭찬이 나오자 이날 참석한 세개 부처(산업부, 농림부, 중기청) 관계자들은 고무됐다. 여기엔 시나리오에 없던 박 대통령의 갑작스런 질문에도 평소 정책방향을 침착하게 설명한 윤 장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전언이다.

산업과 에너지, 통상을 두루 거친 윤 장관이 업무 전문성을 토대로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대부분의 국정과제를 발빠르게 먼저 치고나간 행보도 눈에 띈다. 최근 공공기관 개혁과제 역시 개혁 초기 여타 주무부처 장관들이 주저할때 윤 장관은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산업부 산하기관들을 향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며 주도했다. 윤 장관이 경제팀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의 '레이저빔'(질책)을 받지 않고 견딘 유일한 장관이란 얘기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정통 관료출신으로 에너지 산업 등 부처 대부분 업무에 잔뼈가 굵은 윤 장관이지만 그렇다보니 창의적 사고와 일처리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들린다. 위기관리를 잘 하고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끄는 점은 강점이지만 파격적이거나 혁신적이지 못해 '실무관리형, 전례답습형 행정'이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FTA(자유무역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통상부문 또한 장관이 주도적으로 이슈의 방향과 그림을 그리며 끌고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산업위 소속 다른 의원은 "15년만에 통상을 이관받아 아직은 생소했기 때문인지 통상에 대해선 윤 장관이 일반적인 수준의 답변 이상을 못하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실무자 보고를 습득하는 정도에 그쳤다. 장관으로서 방향과 지침을 내놓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취임이후 대통령업무보고를 통해 내놓은 3개 실천과제에 대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한 업무보고에서 윤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 생태계 조성, 이종 산업간 융합확산을 통한 성장동력 창출, 산업 통상 연계를 통한 글로벌시장 개척 등 3가지 실천과제를 내놨었다.

하지만 초기 원전비리와 전력난 우려, 밀양사태 등이 겹치며 윤 장관의 현장 활동은 눈에 띄게 줄었고 결국 대-중소기업 상생이슈에 대한 탄력이 줄었다. 성장동력 부문에서도 이제 겨우 그림만 그려놨을뿐 올해 액션플랜의 진행과정을 봐야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견해가 다수였다. 통상부문도 외교부, 농림부 등과의 협력체계 속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이기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다.

지난 1년간 산업부 정책에 대해 공조체제를 유지해온 문재도 청와대 산업통상자원 비서관은 윤 장관에 대해 "우리는 일심동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평가를 받는건데 제가 어떻게..."라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고 말을 아꼈다.

1년간 윤 장관과 일해온 국장급 이하 공무원들의 평가는 어떨까. 다양한 반응이 나왔지만 한 마디로 요약됐다. "홍석우 전 장관이 푸근하고 따뜻한 형님같은 이미지였다면 윤 장관은 깐깐한 가정교사 스타일이랄까요. 지나치게 업무중심이다보니 인간미는 사실 느낄 수 없네요. 한번씩 뒤돌아볼 만도 한데..."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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