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거래수단 어려울 것" vs "M&A 거래수단 정착"
[뉴스핌=김성수 기자] 비트코인은 과연 화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비트코인으로 인한 해킹 피해와 거래소인 마운틴곡스 폐쇄로 미래화폐로서의 비트코인 가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미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전자지갑 서비스인 블록체인은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거래차트 서비스 제로블록을 인수하면서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했다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CNBC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온라인 도박사이트인 사토시다이스는 지난해 7월 익명의 인수자에게 비트코인으로 1150만달러 어치에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움직임은 거래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아직 존재함을 방증하는 사례로서 주목을 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는 지난 9일(현지시각) 트위터에서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 일종의 폰지사기와 같다"며 "범죄나 불법행위를 불러일으키는 뇌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화폐가치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어 비트코인이 향후 M&A의 주요 거래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클 잭슨 맹그로브캐피털파트너스 투자파트너는 "비트코인 가치가 들쭉날쭉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 비트코인 관련 기업들이 비트코인 거래를 하고 있다"며 "이건 그 기업들이 딱히 돈 쓸 곳을 못 찾았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결제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을 경우 나중에 이를 현금화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며 "이는 지금으로선 통제 영역 밖이다"고 지적했다.
리차드 스니프 메이어브라운 법률사무소 파트너는 "비트코인으로 M&A 거래가 전환기를 맞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규정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각국 간 의견 통일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M&A에서 비트코인을 지불하는 거래가 활발하게 나타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향후 비트코인이 M&A 거래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닉 케리 블록체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통화는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가 없다. M&A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쓰이는 건 아직 시작 단계지만 이 분야에 여러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댄 헬드 제로블록 대표는 "지불을 비트코인으로 하는 것이 은행 송금보다 쉽다"며 "거래를 최종 확인하는 데 20초밖에 안 걸린다"고 언급했다.
한편 뉴욕 금융감독청 벤자민 로스키 국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서를 내고 뉴욕주에서 비트코인 거래소를 세우려면 등록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뉴욕 금융당국이 마운틴곡스 파산 등의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비트코인 거래소 설립에 대한 규제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