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크림반도 외 지역 합병 안해" vs 오바마 "군사개입 안해"
[뉴스핌=김동호 기자] 크림반도의 러시아 합병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친러 무장세력이 반도 내 우크라이나 해군기지를 급습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날 오전 8시경 친러시아 무장세력 200여 명이 크림반도 남서부 세바스토폴의 우크라이나 해군기지를 급습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해군기지 정문을 부수고 영내에 진입해 본부 앞에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다. 양측 간의 총격전이나 무력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림 반도에서 보초 서는 무장세력. [출처: AP/뉴시스] |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는 비무장화가 이 지역 긴장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군이 모두 크림에서 철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군 철수 성명은 크림반도 내 친러 무장세력이 우크라이나군 인사를 잇따라 감금하는 도중에 이뤄졌다. 현재 해군기지를 장악한 친러 무장세력은 세르게이 가이둑 우크라이나 해군 사령관과 그 일행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적 긴장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서명한 합병 조약은 러시아 연방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합헌 결정을 받았으며, 현재 의회 비준만을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외의 지역에 대해선 합병할 뜻이 없다고 강조하며 우크라이나와 서방국들의 우려를 불식시켜려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연합(EU)은 20~21일 양일간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EU는 러시아 측 인사 21명에 대한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이는 너무 약한 제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러시아산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이 이에 동조할 지는 미지수다.
미국도 이번 사태 해결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CNBC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를 강조하며 미국이 군사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러시아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이는 우크라이나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