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성 정보 아니라 스팸신고도 안 돼”
[뉴스핌=김민정 기자] ‘의왕시 고등학교 무상교육 전면 실시” 고교 무상교육은 시대적 요구입니다. 행복한 교육도시 의왕은 무상교육으로부터!! ㅇㅇㅇ이 하겠습니다. ㅇㅇㅇ당 의왕시장 예비후보 ㅇㅇㅇ.’
6·4 지방선거를 두 달 여 앞두고 스팸 문자메시지가 성행하고 있다. 주로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인 메시지들은 받는 사람의 선거구와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다.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카카오톡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선거홍보도 쏟아지고 있다. 그야말로 문자폭탄 수준이다.
2일 중앙성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를 포함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선거일을 제외하고 언제든지 문자메시지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만 2명 이상에게 동시에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경우에는 후보 본인만 5회 이내에서 발송할 수 있다. 문자를 제외한 음성·화상·동영상은 발송할 수 없다.
문제는 메시지 발송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 씨도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선거구의 후보로부터 문자를 몇 개나 받았다. 김 씨는 “나는 의왕시에 살지도 않는데 왜 의왕시 후보로부터 문자가 오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무분별한 문자 메시지 발송이 잦아지자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 시민은 “얼마 전엔 전북 익산시장 후보자가 문자를 보내더니 오늘은 대구시장 후보자에게서 문자가 왔다”며 “발신번호로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점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최근 신용카드사와 이동통신사에서 잇따라 유출된 개인정보가 이들에게 넘어가지 않았는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불법 개인정보 유통과 사생활 침해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선거운동 문자는 스팸신고를 한다고 해도 스팸메시지로 처리되지 않는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일부 유권자들이 선거운동 문자를 스팸으로 간주하지만, 영리목적의 상업성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스팸메시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발신번호로 전화를 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전화를 받지 않으면 증거로 ‘이런 메시지를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놔야 한다”며 “그래도 계속 메시지가 온다면 해당 후보자의 관할시·구 선관위에 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