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WM은 여전히 기둥‥구체적인 밑그림은 아직"
[뉴스핌=서정은 기자] 늪에서 허우적대는 삼성증권이 결국 생존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회사의 존립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삼성증권 역사상 사장이 이 같은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직접 말한 건 처음있는 일이었다.
11일 김석 사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어려운 시장환경으로 증권업 자체가 저성장 저수익 상황에 직면한데다 고객의 거래행태가 변하고 있다"며 "회사의 미래와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특단의 경영효율화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경영효율화는 크게 ▲인력효율화 ▲점포체계개편 ▲비용절감으로 나눠졌다.
인력효율화의 일환으로 근속 3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이 진행되며 임원들 중 5명은 보직을 변경하고 1명은 관계사로 전출한다는 방침이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투자권유대행인 전환도 추진된다.
이 외에 상권 규모 점포간의 인접성등을 고려해 점포수를 감축하고 점포 면적도 축소하는 대신 대형지점 중심으로 강화한다는 것이다. 임원들의 경비는 35%수준으로 삭감되며 이들이 해외출장을 갈 경우 이코노미석 탑승이 의무화된다.
이처럼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데는 업황 악화가 주된 이유였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 이후의 사업 계획에 대해 묻자 삼성증권 관계자들은 절박함이 미래를 가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일단은 '살고봐야 한다'는 절박함이 가장 시급했다"며 "사실상 미래전략도 따로 있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사장이 직접 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희망퇴직 등을 얘기한 건 처음있는 일"이라며 "전통적으로 중점을 뒀던 IB와 WM사업 쪽이 중심이 돼서 영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 삼성증권은 100여명을 삼성생명 등 관계사로 배치한 바 있다. 이에 임직원 규모도 업황 악화에 2012년 3000명 수준에서 지난해 말 2700여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증권의 2013 회계연도(4~12월)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2375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