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솔은 현재 TV소설 ‘순금의 땅’(신현수 연출)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억척스럽지만 밝은 정순금을 연기하고 있다. 극중 순금은 남자도 하기 힘들다는 인삼 재배로 마을을 일으키는 여장부 중의 여장부다. 총 150부작 일일극인 만큼 촬영은 고되지만, 원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는 그는 매 순간 행복하다.
“얼마 전 새벽 3시에 촬영장에 갔어요. 주위가 캄캄하고 고요한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일이 없을 땐 이 시간에 자고 있을텐데,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 투정하는 건 배가 부른 거구나’라고요. 힘들었던 시기를 저도 모르게 잊고 있었던 거죠.”
그 때의 깨달음을 계기로 강예솔은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힘들고 아픈 상황이 닥치더라도 대신 ‘감사하다’란 긍정적인 생각을 떠올리기로 마음 먹었다.
“‘어휴’하지 말고 ‘야호’하자는 주의예요. ‘힘들다 힘들다’ 하면 기분이 정말 그렇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일일극이니 체력적으로 긴 호흡을 유지해야 함은 물론, 강예솔은 타이틀롤을 맡은 만큼 다른 이들의 수배에 해당하는 신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강예솔은 ‘힘들다’는 말 대신 ‘자질 부족’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소위 ‘발연기’를 하고 있어요(웃음). 컷도 많고, 그래서인지 감정도 잘 이어지지 않아서 아쉬워요. 신마다 놓치고 가는 게 많은 것 같거든요. 자질 부족이나 역량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조금씩 훈련이 되면서 나아지는 것 같아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요.”
낙심할 때마다 강예솔은 절실히 느낀다. ‘주인공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라고.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는 법은 절대 없다.
“‘주인공 했어’ ‘힘들어’ ‘이 정도 했으면 됐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게 끝나지 않을까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을)미래를 위해 도약하는 계기로 삼고 싶어요. 갈 길이 멀었다는 건 그만큼 발전할 기회가 많다는 의미잖아요. 전 이제 시작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씁쓸하게 웃는 시청자도 있을지 몰라요. 저는 첫사랑을 떠올릴 때마다 아련함을 느끼는데, (드라마를 통해) 비슷한 느낌을 받으실 듯해요. ‘순금의 땅’이 많은 분에게 마음의 위안이 되고 웃음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1960년대를 사셨던 분들의 추억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절 못 알아보는 것, 아쉬움은 있죠.”(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