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간 총 552억달러 빠져나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채권왕 빌 그로스가 체면을 구기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 핌코의 대표 상품인 토탈 리턴 펀드에서 투자자들이 12개월 연속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CNBC) |
이에 따라 토탈 리턴 펀드는 12개월 연속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552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토탈 리턴 펀드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4월 2929억달러에서 2300억달러로 대폭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의 자금 상환이 지속되면서 펀드의 운용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토탈 리턴 펀드의 수익률은 0.74%로 경쟁사에 비해 68%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바클레이스가 집계하는 미국 채권 지수 수익률 0.84%에도 못 미쳤다. 지난 12개월간 토탈 리턴 펀드의 수익률은 지수에 비해 1.45%포인트 뒤처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핌코는 모하메드 엘-에리언 전 최고투자책임자의 사임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판단이다.
실제로 퇴직 연금을 포함한 월가의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모하메드 엘-에리언의 사임 이후 핌코의 투자 운용 향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경영진의 혼란이 발생한 데 따라 모닝스타는 지난 3월 핌코의 등급을 C로 한 단계 낮춰 잡았다.
핵심적인 자산 운용 책임자의 퇴장으로 인해 향후 핌코의 투자 실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핌코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핌코 토탈 리턴 ETF의 순자산 가치는 지난달 0.7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경쟁 상품에 비해 30% 뒤처지는 수치다.
지난달 이 ETF에서는 75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했고, 총 자산 규모는 34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는 월가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동향과 뚜렷하게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일례로, 제프리 건들라흐가 이끄는 더블라인 캐피탈은 지난달 개방형 펀드로 4억425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3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입된 가운데 더블라인 캐피탈의 간판 상품인 더블라인 토탈 리턴 펀드는 연초 이후 3.1%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바클레이스가 집계하는 채권 지수 수익률 2.7%를 웃도는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