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환율하락 지속시 성장율 0.2%p 하락"
[뉴스핌=정탁윤·송주오 기자] 최근의 원화강세(환율하락) 움직임이 지속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율이 약 0.2%p 떨어지고,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도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환율 하락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보다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타격이 더 크다는 얘기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의 거시 경제적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수입·수출 증가율과 민간소비 증가율, 설비투자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약 0.21%P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연은 올해 4분기 평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00원까지 떨어지고 연평균 환율은 1028.5원을 기록한다는 가정을 하고 이같은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한경연은 특히 환율이 떨어지면 얻을 수 있는 수입재 가격 하락 효과보다 수출 감소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수입은 0.2%P 증가하는 반면, 수출 실질 증가율은 0.46%P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정부에 환율하락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기준금리 동결 기조 유지 ▲부동산 규제 완화 확대 ▲투자 활성화와 상충하는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재검토 등을 제시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국외 생산비중을 늘리고 결제 통화를 다변화해 환율 민감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주요 제조 대기업 120개사를 설문조사한 결과, 원·달러 손익분기 환율이 1052.3원으로 조사돼 채산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 기준 환율은 1077.9원으로, 최근의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경영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달 들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29.7원으로 전년도 평균 환율 1095.0원 대비 6.0% 하락한 상황이다.
업종별로는 조선업의 손익분기 환율이 1125.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음식료(1075.0원), 펄프·종이·가구(1067.9원), 석유화학(1066.7원), 전자·통신(1052.3원), 자동차·부품(1050.0원)등이 뒤를 이었다.
▲ 표=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 |
반면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산업인 비금속광물(1025.0원), 섬유(1025.0원), 철강·비철금속(1032.1원) 등의 손익분기 환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아울러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0.8%p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0.1%로 크게 둔화되는 등 거시지표 불안정으로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고, 이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및 원화 강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원화 강세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할 때"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송주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