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고시 중심 공직사회, 민간에 개방해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이제는 바로잡자] 2부 '官피아' 유착관계 끊자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사회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지휘해야할 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허둥지둥했다. 가장 중요한 시간 '골든타임'도 놓쳐버렸다. 재난 전문가가 지휘부에 거의 없고, 행정고시 출신 '펜대'만 굴리던 이들로 채워져 있었다. 기관간, 부처간 칸막이와 무사안일주의 등도 모두 드러났다. 

또 스스로 이익집단이 돼버린 관료집단 '관(官)피아'의 실체도 드러났다. 

공직사회에 대한 실망은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직사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간 전문가들에게 대거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인 물에 경쟁이라는 신선할 물을 공급해서 살려야한다는 얘기다.

공직사회를 민간에 개방하자는 주장은 사실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지난 2000년 개방형 직위 제도를 도입하고 2006년과 2011년 고위공무원단 제도와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 도입 등이 추진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보고 받고 있다. 그러나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재난전문가가 거의 전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청와대 제공)

◆ 개방했지만 오려는 사람 없어 유명무실

중앙정부의 허리인 5급은 공개채용 외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 임기제 공무원 채용 등을 통해 외부에서 신규로 임용되고 있다. 이렇게 외부에서 충원되는 인원은 5급 전체 충원인원의 35.3%에 달한다. 6급 이하도 대부분 7급 및 9급 공채로 외부에서 신규 충원되며 이는 내부에서 승진하는 인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고위공무원단 개방형 직위에 임용되는 민간인 비율은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지 않다"며 "각 직급별 다양한 외부 충원제도를 갖고 있어 일본과 프랑스보다는 민간인재 충원이 용이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으로 고위공무원(1~3급)의 8%만 민간 전문가들이 임용됐다. 여기에 국·과장급 개방형 직위에는 민간보다 낮은 보수, 임기제의 경우 신분보장 등의 문제로 우수 인재의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기업 등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우수한 인재들이 연봉도 깎이면서 그나마 계약직인 공직에 관심을 가질 인센티브가 없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급 자리인 재정업무관리관을 민간에 개방해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지원자는 당시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나가있던 김상규 전 경제예산심의관(국장급)밖에 없었다. 결국 재공모까지 한 후에 김상규씨가 임용됐다.

겉으로는 민간개방직이지만 사실상 내부 승진 자리로 활용되기도 한다. 금융위원회 대변인직도 기재부 재정업무관리관처럼 개방형 공모직이다. 그렇지만 금융위 출신 국장이 사실상 낙점돼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국무총리실 기재부 금융위 산업통상자원부 안전행정부 국토교통부 등 주요 부처 개방형 직위는 총 27개다. 그러나 공석인 2개를 제외하면 민간 전문가는 안행부 산하 정부통합전산센터 김우한 센터장 1명 뿐이다.

설사 민간전문가가 수혈돼도 행정고시 출신들로 똘똘 뭉쳐진 고시 순혈주의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행시에 한 번 합격하면 평생이 보장된다. 철밥통을 꿰차는 지름길이다. 행시 출신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잘못도 봐주는 관행이 퇴직 후에까지 검은 고리로 연결된다. 

행시를 거친 공무원들은 기수별로 서열화돼 있다. 맡은 직책에 따라 서로 역할이 다르지만 윗기수가 아랫기수에게 뭔가 부탁을 하면 거절할 수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들로 행시 폐지를 주장하기도 한다.

◆ "연봉 깎이고, 계약직인데 가겠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공무원 임용과 평가, 보상 등 공무원 인사시스템 전반의 개혁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정부의 무능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공직사회의 변화를 주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부처 칸막이와 이기주의가 만연하면서 전문성 부족한 일반 관료만 양성하고 있다는 것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며 "대형 재난 사고를 총괄 조정하는 가칭 국가안전처 신설과 관련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조직으로 만들고 순환보직을 제한하며 필요하면 외국인 전문가 채용도 고려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구조, 수습을 총괄했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공무원 순환보직제로 인해 정작 재난전문가가 없었다는 비판에 민간 개방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한 셈이다.

이에 안행부는 공무원 전보제한기간 연장과 장기재직수당 신설 등을 골자로 현행 인사제도를 대폭 손질키로 했다. 또 현재 일반직렬로 분류된 직위 가운데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한 직위의 경우 순환보직이 불가능한 전문경력관직(옛 별정직)으로 돌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반직렬 직위의 업무 성격을 재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공직 사회에 민간 부문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민간경력 10년 이상 또는 박사학위 소지 등으로 5급 공무원에 채용된 민간 전문가가 고시 출신들에 비해 차별을 받지 않도록 민간 근무경력을 호봉이나 재직 연수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민간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정부부처 A과장은 "민간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장관보다 연봉을 어떻게 더 많이 주느냐는 공직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우선 깨뜨려야 한다"며 "계약직 신분도 정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많은 인재들이 공직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영 한국행정학회장(영남대 행정학과 교수)은 "한국 공무원 전체 틀이 직업공무원 제도로 신분과 임기가 법으로 보장되는 관료제 조직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공직 개방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어 "(개혁해야 할)관료들이 채용권한을 갖고 있어 공직을 개방해도 담당관직이고 연구직이라 힘을 못 쓴다"며 "전문직 공무원들부터 과감하게 개방을 하고 관리직은 경쟁을 더 시키고 국장급 등 핵심보직까지도 민간의 우수한 전문가들에게 개방해야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