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상흑자 '유지', QE 충격 크지 않아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양적완화(QE) 축소 이슈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시장참가자들 반응도 시들해지고 있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이미 시장 가격에 충분히 반영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라는 완충재가 있어 국내 외환시장에 심각한 악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보단 최근 외환딜러들 사이에서 기획재정부나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 개입이 더 중요한 재료로 부각되고 있다. 당국 개입 경계감으로 최근 몇 주째 환율 하단이 지지됐던 외환시장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 내년도 경상 흑자 유지로 원화 '절상압력'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내년도 원화 가치를 주도할 주요 변수로 수출입업체 물량 및 테이퍼링이 지목되고 있다.
13일 현재 뉴스핌이 국내 은행 외환딜러와 선물사 연구원, 민간 연구소 연구위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4년 환율 설문조사에서 ′국내외 요인 중 내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많이 줄 요인이 무엇인가′를 조사한 결과, 모든 응답자들이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으로 수출입업체 물량을 꼽았다.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 |
IBK기업은행 김성순 팀장은 “경상수지 흑자 및 자본수지 유입초 규모가 400억 달러에 달하는 등 달러 공급 우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은행 이건희 과장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원화 절상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자본시장 투자가 지속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김장욱 차장은 “양적완화 축소로 미국에서의 수출 전략에 차질이 생겨도 국내 무역 흑자 규모가 줄어들 여지는 많지 않다”며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유동적임을 고려해도 기본적으로 달러 공급 우위임을 감안, 내년 환율이 1000~110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 QE 축소 충격 크지 않아, 축소시기 1분기 '압도적'
양적완화 축소 및 종료는 글로벌 달러 가치를 끌어올려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환율을 결정하는 또 다른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기업은행 김성순 팀장은 “내년 1분기에 테이퍼링이 실시될 경우 국내 수출업체 매물이 공백 상태인 만큼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면서 “이후 2분기로 접어들며 이러한 요소들이 완화됨에 따라 완만한 하락세로 추세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은행 김장욱 차장은 “환율이 내년 초 1000원까지 고꾸라졌다가 3월경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위쪽으로 살짝 튀어오른 다음 (서서히) 밀려 내려오는 식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다만 환율이 고점을 친다는 느낌이 들면 (매도물량이) 좀 더 빠르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위쪽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