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문제 산적…주가 상승세 지속 확신 못해"
[뉴스핌=김성수 기자] 최근 말레이시아의 주가 상승은 얼마나 내실(內實)이 있을까.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행하는 닛케아시안리뷰가 20일(현지시각) 던진 질문이다.
말레이시아 주가 추이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
◆ 현지 투자자 '대다수'…외국인 투자자 '미미'
말레이시아 증시에서 현지 투자자 비중은 지난 1월 기준 74%를 기록했고, 이 중 현지 기관투자자가 39%를 차지한다. 말레이시아 경제의 성장성에 매력을 느낀 외국인 투자자가 전체 투자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뜻이다.
현지 기관투자자들은 정부와 연관성이 있는 기업들(GLC: Government-Linked Companies)에 주로 투자한다. GLC에 속하는 기업으로는 말레이시아 최대 은행 메이뱅크나 대형 통신사 악시아타 그룹, 항공사 말레이시아 에어라인 등이 있다.
이들 기관투자자 중 적극적인 매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정부연계펀드(government-affiliated fund)와 회사연금펀드(corporate pension funds)다. 말레이시아 주가가 큰 등락 없이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이 기관투자자들이 매수 포지션을 취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말레이시아 사모펀드 캐피탈다이나믹스의 탄 탱부 최고경영자(CEO)는 "표면적으로만 보면 말레이시아는 안정적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정부부채 규모 '과도'
말레이시아 경제에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것도 향후 주가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면서 재정적자 문제가 나타난 것도 그 중 하나다.
연간 정부부채 추이 [출처: Economis Planning Unit(EPU) 연구소] |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정부부채가 과도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앤드루 콜퀴훈 피치 아태지역 국가신용등급 책임자는 "말레이시아가 내년까지 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를 3%로 감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 인플레이션 문제 '심각'
말레이시아의 높은 물가 수준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말레이시아 인플레이션 추이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
그 결과 생필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층의 생활 수준이 악화됐다. 지난해 10월 설탕과 휘발유 가격은 14%, 11%씩 올랐고, 공공요금도 16.9% 급등하는 등 물가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에서는 생필품 가격 정상화를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이는 시민이 4000여 명에 달했다.
◆ 가계부채 문제 '산적'
고물가 문제는 다시 가계부채 문제로 이어진다.
말레이시아 연간 가계부채 추이 [출처: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
말레이시아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2011년 75.8%에서 2012년 80.5%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부수상 겸 재무장관을 지낸 다툭 세리 안와르 이브라힘은 "(조만간 2012년 통계수치가 발표되고 나면) 가계부채로 파산한 인구 수가 2012년에 2만명이 넘은 것으로 조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