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관계사 119명 참가..한계 위기감 반영 '창조혁신' 강조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전자의 블루핵(Blue Hack) 대회가 그룹 차원의 행사로 확대됐다. 블루핵 대회는 1박2일 동안 삼성전자 사내 임직원이 모여 혁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일종의 개발자 대회다. 삼성은 최근 이 대회를 다양한 관계사가 참여하도록 그룹 차원의 행사로 바꿨다. 각종 사업이 한계에 직면한 위기감을 반영해 창조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16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사내방송에는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치러진 블루핵 해커톤 대회 현장이 방영됐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한 블루핵 해커톤 대회는 이번부터 삼성전자 내부 행사에서 그룹 전체 행사로 확대됐다. 삼성은 이 대회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참가자를 모집했다.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등 총 5개 관계사에서 119명이 참가했다. 이들 관계사 임직원들은 한자리에 모여 엉뚱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장을 펼쳤다.
해커톤(Hackathon)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정해진 시간 동안 난이도 높은 프로그래밍을 하는 행사다. 블루핵 해커톤은 삼성 임직원만이 참여하는 가운데 1박2일 동안 아이디어를 직접 만들어 보는 해커톤이다.
블루핵 해커톤 대회는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창조혁신 계획의 일환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블루핵을 비롯해 업무 연관성을 벗어난 혁신 프로젝트인 C랩과 비효율적인 업무 관행을 혁신하는 워크 스마트 등 다양한 혁신제도가 시행돼 왔다.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치러진 블루핵 해커톤 대회 현장. |
이렇게 결성된 본선 팀은 지난 4일 삼성전자 서천 인재개발원에 모여서 본선 대회를 펼쳤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4일 저녁 8시부터 5일 오후 3시까지 단 19시간이다. 참가자들은 19시간 안에 모든 것을 만들고 실험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을 진행했다.
해커톤의 묘미는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팀원들의 업무를 적절하게 분배하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2시간의 아이디어 확정 과정을 거쳐 늦은 밤 10시경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팀당 평균 2대의 개발 전용 노트북이 지원됐다.
미리 모든 관련 자재를 준비한 팀도 있었지만 아이디어를 다듬느라 생각하지 못한 물품들이 필요하게 된 팀들도 있었다. 이런 팀들은 개발팀과 물품조달팀으로 나눠 일부는 개발하고 일부는 늦은 밤에도 수원 시내를 배회하며 필요한 자재를 공수해 오기도 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로만 이루어진 해커톤과는 달리 블루핵 해커톤의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의 아이디어들이 많았다. 대학교 때 자주 보았던 납땜용 인두와 오실로스코프는 학창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뽑은 베스트 아이디어팀은 '내가 니 애미다'팀의 엄지손가락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실행하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이 선정됐다. 또 '지구를 지켜라'팀의 스마트폰과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아이언맨 게임기, '갤럭시끼어'팀의 장갑을 이용해 장애인, 인부, 소방관들이 손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툴 등도 모두 3팀이 뽑혔다.
이날 사내방송에서 행사를 진행한 삼성전자 김유진 책임은 "그룹 사람들이 함께 모이다 보니 정말 행사 자체를 즐기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축제의 성격이 강해진 것 같다"며 규모만큼 흥이 더해졌던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 관계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보면 아이디어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는 현장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블루핵 해커톤은 계속되며 꿈과 열정이 있는 삼성 임직원이라면 버킷리스트에 블루핵 해커톤을 담아보라"고 독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