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전격적인 금리인하 및 자산 매입 계획을 발표한 데 따라 유로화가 급락했다. 특히 달러화에 대해 유로화는 14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4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가 1.54% 급락한 1.2948달러에 거래됐고, 달러/엔이 0.31% 오른 105.11엔을 나타냈다.
유로/엔이 1.24% 급락한 136.09엔을 나타냈고, 달러 인덱스가 1.08% 뛴 83.75에 거래됐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인하했다. 또 시중은행의 하루짜리 예치액에 대한 이자율을 마이너스 0.10%에서 마이너스 0.20%로 떨어뜨렸다. 시중은행의 초단기 한계 대출 금리 역시 0.4%에서 0.3%로 인하했다.
이와 함께 ECB는 자산담보부증권(ABS) 매입 프로그램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및 경기 하강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유동성 공급의 신호탄을 쏜 ECB가 상당 기간 이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유로화는 달러화뿐 아니라 31개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하락했다.
이튼 반체의 에릭 스타인 전략가는 “ECB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고,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무엇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유로화 평가절하 의지가 상당해 보인다”고 전했다.
ECB의 부양책 발표에 따른 유로화 하락으로 스위스 프랑화가 장중 유로당 1.20449프랑에 거래, 201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크레딧 스위스의 맥심 보테론 이코노미스트는 “스위스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크레딧 아그리콜의 마크 맥코믹 외환 전략가는 “ECB가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앞서나갔다”며 “유로화 숏 커버링에 따른 파장이 일정 기간 외환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달러화는 5일 발표되는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23만건 늘어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고용이 7개월 연속 20만건 이상 증가하는 셈이 된다.
이 밖에 캐나다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1.7% 랠리했고, 파운드화 역시 1% 가량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