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불구 '안정적' 공급에 에너지 가격하락
[편집자주] 이 기사는 지난 9월 11일 오전 10시 46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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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달 상품시장은 에너지 가격 주도로 두 달째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낙폭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지정학 리스크가 잦아들지 않았지만 공급이 꾸준히 뒷받침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내리막을 탔다.
9개 주요 국제상품 가격을 종합한 CRB지수는 8월 한 달 0.6% 내렸고,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지수의 경우 1.7%가 떨어졌다.
부문별로는 에너지가 2.3%로 유일한 하락세를 보였으며, 농산물과 금속 부분은 각각 1.0%, 0.9%씩 반등했다.
◆ 면화 '껑충' vs. 대두 '미끌'
8월 한 달 상품시장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아이템은 면화다.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면화선물 가격은 8월 말 67.6달러를 기록, 한 달 동안 8.9%가 뛰었다.
세계 3위 면화 수출국인 호주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이 등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호주는 가뭄 탓에 지난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계연도 동안 면화 생산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세계 2위 면화 수출국인 인도의 면화 수확량이 오는 10월부터 1년 동안 4000만베일(bale, 인도 기준 170kg)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면화 가격은 조만간 하락 부담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면화 소비국인 중국에서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는 점도 가격을 끌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의 면화 수입량은 167만톤으로 1년 전보다 39%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두 가격은 넘쳐나는 생산량에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4년래 최저치로 밀렸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대두 선물 9월물 가격은 최초인도통지일(first notice day)이 다가오면서 빠르게 청산된 이유로 8월 마지막 거래일에 10.895달러를 기록, 한 달 동안 11%가 하락했다.
금년 대두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대두 가격을 짓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대두 선물 11월물 매입에 나설 수도 있긴 하지만 미국 중서부 대다수 지역에서 지속되는 강수로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유가 및 곡물가, 안정적 흐름 기대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품 시장에서 유가와 곡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아랑곳 않고 내림세를 이어간 유가의 경우 공급과잉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내전이 계속되는 이라크에서도 원유 생산은 6월 이후에도 일일 300만배럴을 유지했으며, 리비아에서는 7월 중 일일 40만배럴 수준이던 생산량이 8월 중순에는 61만배럴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센터는 다만 유가가 과매도 국면인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단기적 숏커버링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는 있다고 예상했다.
곡물의 경우 본격적인 수확기가 다가오면서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양호한 기후 여건을 바탕으로 작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생산과 재고 전망이 모두 상향 조정된 상황이라 곡물가 하락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간 낙폭이 컸던 만큼 추가 하락 여지는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금속의 경우 올 들어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폭을 보였던 니켈과 알루미늄, 아연 등을 주임으로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만큼 차익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초금속 업체들의 감산과 수요 회복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금속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