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드린 "경제제재로 타격 입은 국영기업 지원 필요"
[뉴스핌=김성수 기자] 러시아 정부가 서구의 추가 경제제재에도 투자를 늘리지 않아 경기침체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알렉세이 쿠드린 전 러시아 재무장관이 16일(현지시각) 현재 러시아 정부가 계획한 투자 축소와 임금 인상은 부적절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쿠드린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발생한 후 러시아 고위 관료로는 유일하게 러시아 경제정책에 의구심을 표해 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갖고 있어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징계를 면할 수 있었다.
쿠드린은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재임 당시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며 "다만 서구의 경제제재로 러시아 정부의 자금이 고갈되자 이 공약은 무용지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러시아 경제가 어려울 때는 정부가 투자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시장에서도 이를 필요로 하고 있다. 정부지출을 삭감하고 임금을 올리는 것은 불필요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가 임금을 올려 빈부 격차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쿠드린은 "(오히려) 경제제재로 타격을 입는 일부 국영기업에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물론 어떤 지원이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는 40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요구했다. 이는 로즈네프트가 스스로의 힘으로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준다.
쿠드린은 "로즈네프트가 주식 분할을 통해 부채 부담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 지원을 하는 것도 좋지만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러시아 재무부는 국영 금융기관 VTB그룹과 러시아농업은행에 2390억루블을 투자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석유·가스업체와 은행, 방산업체를 겨냥한 신규 제재안을 발표하자 이에 따른 타격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또 서구의 제재로 러시아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우려도 제기됐다. 제재가 시행되고 나서 러시아 정부가 투자를 늘릴 여력도 같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쿠드린은 "러시아 경제는 1~2년 내에 서구의 제제에 따른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러시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시행될 경우 성장률은 3~4%p(포인트)나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