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코 CEO "주요 투자자들, 핌코와 함께할 것"…전문가들 "글쎄"
[뉴스핌=김성수 기자] '채권왕' 빌 그로스가 사임한 후, 그를 따라 떠나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글로벌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로스 핌코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야누스 캐피털 그룹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핌코 운용 펀드에서는 100억달러(10조5000억원) 자금이 유출됐다고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로스는 지난 1971년 핌코를 공동 창업한 후 지난 43년간 최고투자책임자(CIO)로서 핌코를 이끌어 왔다. 그가 운용을 맡았던 '토털 리턴 펀드'는 핌코의 대표 펀드로, 자금 규모가 2200억달러에 이른다.
그로스 사임 소식에 핌코의 모회사 알리안츠는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6% 급락했다. 반면 야누스의 주가는 43% 폭등했다.
핌코 경영진들은 이에 따른 펀드런 현상을 잠재우기 위해 앞다투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더글러스 호지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투자자들이 대부분 핌코와 함께 할 것"이라며 "어떤 환매 요청이 발생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스 후임으로 임명된 대니얼 이바스킨 CIO도 "(후임자로서) 부담이 크다"면서도 "우리 팀은 중장기적으로든, 연초 대비로든 상당히 우수한 실적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그로스가 빠지더라도 수익률을 유지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핌코의 모회사인 독일 알리안츠도 지원에 나섰다.
제이 랄프 알리안츠 자산부분 대표 겸 이사는 "우리는 10년간 핌코와 함께했고 앞으로도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며 "핌코를 팔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그로스가 떠나면서 핌코의 2조달러 자산 중 3분의 1이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핌코 운용자산의 10~30%가 유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핌코는 토탈 리턴 펀드의 올해 수익률이 3.3%로 저조한 수준에 그치자 최근 16개월간 자금 순유출을 지속해 왔다. 현재까지 빠져나간 자금은 700억달러에 이른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