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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속살] 정부, '엔저' 활용으로 방향 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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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민정 기자] 정부가 가팔라지는 엔화 약세(엔저(低))에 대해 '대응'에서 '활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엔화 환율이 원달러에 연동한 재정환율이어서 모니터링 말고는 뾰족한 대응 수단이 없었던 정부가 이달 중 활용 방안을 발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엔화가 싸진 틈을 이용해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들이 수입 기자재를 들여올 때 관세 감면율을 높여주는 등 세제 지원책이 담길 예정이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0.24원으로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2년 9월 말 1434.81원에 비해 33% 이상 하락했다. 수출 상위 100개 품목 중 55개가 겹치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한·일 수출경합도는 0.50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엔 환율 추이(그래프=한국은행)

정부가 엔저 활용으로 방향을 돌린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원/엔 환율에 직접 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과는 달리 원화와 엔화를 직접 거래하는 시장이 없어 정부가 개입을 통해 원/엔 환율을 제어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이번 엔저로 인한 국내 경제 여파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서 많이들 ‘엔저 위기’라고 하는데 그러면 일본이 혜택을 보고 우리는 피해를 봐야한다"며 "하지만 실제는 일본 수출이 마이너스고, 우리 수출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되는) 업계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 있고 경계를 해야겠지만 호들갑을 떨 일까진 아니”라며 “섣불리 앞서 가면서 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본은 엔저 현상이 가속화되는 동안 수출에서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일본의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2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제조업체들의 해외생산 비중이 50%가 넘어 엔저에 대한 효과가 반감한 것이다. 

반면 이날 발표된 우리나라의 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 증가했으며 34억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790억달러를 기록한 것을 비롯, 지난 8월까지 3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해외생산 확대 등 산업구조가 바뀌고, 일본과 경쟁력 구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셋째, 엔저가 과거처럼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번 엔저는 일본의 장기 불황 등 구조적인 요인이 아니라 경기를 부양하려는 '아베노믹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또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을 준비하면 원엔 환율의 흐름도 바뀌게된다. 경상수지 흑자가 큰 우리나라 원화도 엔화만큼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방향 전환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엔화가 쌀 때 국내 설비투자를 늘리기를 원하지만 국내 제조업체들 역시 해외로 생산기지를 많이 옮겼기 때문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국내 설비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일본과 같이 해외공장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바람이 담긴 정책이지 실효성은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도 110엔을 돌파한 엔저로 인해 원/엔 환율이 하락세”라며 “내년 2월을 전후로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내년까지 국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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