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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탕웨이 "제 황금시대는 바로 지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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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부산=글 김세혁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금방이라도 툭 눈물이 터질 듯 떨리는 눈동자. 웃음기를 싹 거둬들인 무표정한 얼굴. 작품에 대한 집념만큼이나 강한 운명적 사랑을 향한 집착. 대륙의 별로 떠오른 탕웨이(34)가 천재작가 샤오홍으로 국내 팬들을 찾아왔다.

허안화 감독이 연출한 ‘황금시대’는 20세기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샤오홍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유난히 호기심 많았던 소녀시절부터 폐결핵으로 짧은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샤오홍이 겪은 사랑과 배신을 조명했다. 작가로서 더 없는 영예를 누렸지만 여성으로서는 비극적이었던 샤오홍. 탕웨이는 그를 표현하기 위해 5개월을 바쳐 오롯이 샤오홍으로 살았다.

중국 스타 탕웨이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아 부산을 찾았다. 예상대로 언론은 물론 팬들의 관심을 단번에 집중시켰다. 당당한 매력으로 2일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빛낸 탕웨이.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그는 쏟아지는 관심에 환한 미소로 화답하며 축제에 빠진 부산의 가을밤을 빛냈다.

“원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어요. 다른 스케줄이랑 겹쳤거든요. 하지만 어떻게든 오고 싶었고, 결국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영화제를 맞아 부산에 오니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좋아요.”

이안 감독의 문제작 ‘색, 계’(2007)부터 국내 팬들을 사로잡은 탕웨이. 2011년 김태용 감독의 ‘만추’로 현빈과 호흡을 맞춘 그는 이듬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의 외국인 개막식 사회자로 발탁되는 영예도 안았다. ‘만추’를 인연으로 김태용 감독의 새신부가 되면서 남성들을 절망(?)에 빠뜨렸지만 그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남다르다. 비결이 뭘까.

“한국 팬들이 제게 주신 사랑은 특별해요. 당연히 저도 한국의 모든 분이 소중하죠. 남편이 한국 사람이라 그런 건 아니에요.(웃음) 많은 분들의 사랑은 단언컨대 제겐 행운이에요. 전 자신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여자고, 연기하는 걸 즐기는 배우인데 많이 아껴주시니 감사해요. 영화는 꿈이고 신앙이에요. 같이 영화라는 장소에서 여러분과 만날 수 있어 행복해요.”

샤오홍은 폐결핵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31년간 짧은 생을 불같이 태웠다. 대표작 ‘생사의 장’처럼 순탄치 않은 인생을 보낸 샤오홍을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탕웨이는 ‘황금시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5개월간 샤오홍으로 살았다. 아직 여운이 남는다는 탕웨이는 둘이 은근히 닮았다며 웃었다. 

“‘황금시대’에서 샤오홍은 비극적 사랑을 했지만 전 지금 가장 행복해요. 분명 다르죠. 다만 잘 보면 둘이 비슷한 점이 많아요. 샤오홍과 마찬가지로 전 어린 시절 장난꾸러기였어요. 나무 타는 것도 좋아했죠. 아무데나 막 들어갔다가 아버지에게 매일 혼났어요. 엉덩이에 상처가 날 정도로 장난이 심했죠. 각각 작가와 배우를 천직이라 믿는 신념도 닮았고요.”

‘황금시대’는 1930년대 격동의 중국을 배경으로 했다. 시나리오를 쓰는 데만 3년이 걸렸고 장소섭외와 촬영에 1년이 소요됐다. 후반작업에 다시 1년이 들어가면서 ‘황금시대’는 무려 5년 만에 영화팬들과 만나게 됐다. 당연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다.

“귀가 얼 정도고 추웠어요. 하얼빈에서 찍을 때 기온이 영화 39도까지 떨어지더군요. 신기하게 당시엔 힘들었는데, 돌아보니 그만큼 소중한 추억도 없더라고요. 하도 추워 등에 핫팩을 잔뜩 붙이고 촬영했어요. 눈동자가 얼어 동상이 걸린 스태프도 있었죠. 히터 가까이 있다가 양말이 타는 건 보통이었고요.(웃음) 누군가 외투를 사다줬는데 안 입다가 등에 동상을 입었어요. 감독님이 불러도 등이 아파 로봇처럼 뛰어갈 정도였죠. 지나니 다 추억이에요. 하얼빈의 추위는 평생 남을 거예요.”

영화 ‘황금시대’는 샤오홍의 인생은 고통이었음을 삭풍이 부는 하얼빈을 배경으로 묘사했다. 샤오홍의 비극적 삶과 반대로 ‘황금시대’라는 제목을 붙인 이 영화. 탕웨이는 지금이 자신의 황금시대라며 환하게 웃었다.

“과분한 사랑에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팬들은 물론, 김태용 감독과 만난 것이 제겐 커다란 행운이죠. 남편과는 영화적으로도 서로 잘 교감했으면 해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를 보러 와주셨고 훌륭한 감독이 옆에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바로 지금이 제 황금시대인 거죠.

탕웨이는 문제작 ‘색,계’로 명성을 얻었지만 아픔도 겪었다. 2008년 중국정부는 탕웨이가 매국노 영화에 출연했다며 방송출연 금지처분을 내렸다. 6년이 지났지만 탕웨이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황금시대’에서 그는 “정치는 몰라. 글만 쓰겠다”는 거침없는 대사를 연발한다.

영화 '황금시대'에서 탕웨이가 열연한 중국 천재작가 샤오홍 [사진=판씨네마]
“샤오홍을 표현하기 위해 그런 대사가 있었고, 그걸 연기한 것뿐이에요. 영화에서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전 족해요. 소신이 있다면 흔들릴 필요도 없죠. 영화 속 이야기나 캐릭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탕웨이는 ‘황금시대’로 오는 11월 개막하는 대만 금마장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이 부문에는 ‘5일의 마중’의 공리, ‘디어리스트’의 자오웨이(조미) 등 쟁쟁한 배우가 이름을 올렸다. 허안화 감독 역시 ‘황금시대’로 최우수감독상 후보에 올라있다.

“금마장 후보로 뽑힌 것 자체가 영광이죠. 전 배우로서 5개월간 샤오홍과 함께 한 것만으로도  전 행복하거든요. 최선을 다했기에 공리, 자오웨이와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으로 뿌듯해요. 허안화 감독과 스태프들에게도 큰 선물이 됐을 거예요.(웃음)”


“한국과 중국 예술영화, 같이 힘내요!”

탕웨이는 예술가를 조명하는 영화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블록버스터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국영화시장에서 ‘황금시대’ 같은 작품이 나오기까지 도운 모든 이들에게 몇 번이나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금 중국영화계는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당연히 주로 대작이 제작되죠. 대부분 제작사가 큰 영화만 취급하다 보니 샤오홍 같은 예술가를 다룬 영화는 점차 사라져가는 게 현실이에요. 한국도 마찬가지죠? 한국과 중국의 예술영화가 함께 힘냈으면 좋겠어요.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일 줄 알면서도 ‘황금시대’에 기꺼이 참여한 허안화 감독과 배우, 스태프, 그리고 투자자들께 감사할 따름이죠.”


[뉴스핌 Newspim] 부산=글 김세혁 기자(starzooboo@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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