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행위 부상자 발생…배후로 렁춘잉 장관 지목돼
[뉴스핌=김성수 기자] 오는 2017년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친중 성향 단체와 충돌을 벌이면서 시위대와 정부 간 대화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홍콩 정부는 3일(현지시각) 시위대가 정부청사와 렁춘잉 행정장관(행정수반) 판공실을 포위하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청사 진입로가 차단됨에 따라 청사를 일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각) 홍콩 학생 시위대가 전날 친중 성향 단체와의 충돌 이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
친중 단체는 전날 '인터넷 대연맹'을 결성하고 시위대의 '노란 리본' 운동에 맞선 '파란 리본' 캠페인을 시작한 바 있다.
이후 마스크를 쓴 청년들이 나타나 충돌이 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 시위대가 폭행을 당해 머리에 피를 흘리는 일이 발생했다.
고급 쇼핑센터가 밀집한 코즈웨이베이에서도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검은 티셔츠를 입은 청년 수십 명이 나타나 시위대 바리케이드를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돌로 시위 참가자 중 여럿이 다치자 학생 시위대는 정부와의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학 학생회 연합체 홍콩전상학생연회(HKFS)는 "홍콩 정부와 경찰은 친중 단체와 삼합회(중국계 국제범죄조직)로 의심되는 세력이 시위대를 공격하는 것을 눈감았다"며 "캐리 람 정무사장과의 대화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학련은 폭력을 행사한 이들의 배후로 렁 장관을 지목했다. 렁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람 사장과 학생들 간 대화를 제안했고 학련은 대화의 텔레비전(TV) 생중계를 요구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시위대는 중국 정부가 폭력을 행사한 이들을 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국 관영언론은 홍콩 시위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여론 공세를 이어갔다.
관영 신화통신은 인민일보 평론원의 고문을 소개하며 "일부 사람들이 진정한 보통선거 쟁취를 명목으로 홍콩을 어지럽히고 불법 집회를 선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격렬한 거리시위를 벌이며 중앙정부에 물러나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경제망은 홍콩 시위로 관광업이 타격을 받아 막대한 경제손실을 가져오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