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처 감독의 스릴러 '나를 찾아줘'에서 인생의 낭떠러지까지 몰리는 주인공 닉을 연기한 벤 애플렉 [사진=신화사/뉴시스] |
벤 에플렉은 뉴스핌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나를 찾아줘’에 출연한 자체가 실로 엄청난 경험이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특히 벤 애플렉은 ‘나를 찾아줘’의 원작자 길리언 플린과 데이빗 핀처 감독의 궁합에 혀를 내둘렀다.
“길리언 플린이 쓴 각본을 데이빗 핀처가 해석하고, 그걸 또 길리언이 받아 각본에 반영하더군요. 이 과정에서 위트와 냉소가 더해지고 훨씬 단단해지는 걸 경험했어요. 오싹할 정도였죠. 이 작품은 단연 데이빗에게 잘 어울려요. 재미와 생동감이 독특하게 합쳐졌다고 할까요. 단언컨대 ‘나를 찾아줘’는 걸작입니다.”
‘나를 찾아줘’에서 벤 애플렉이 연기한 닉은 유능한 아내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와 여러모로 비교되는 인물이다. 닉은 에이미를 한눈에 반하게 한 매력남임은 분명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오로지 아내에 의지해 산다. 유명작가인 에이미의 재산으로 술집을 낸 뒤에도 가게는 동생에 맡기고 늘 빈둥거린다. 축 늘어진 그의 삶은 에이미가 실종되면서 일대전환을 맞는다.
영화 '나를 찾아줘' 촬영 당시 이야기를 나누는 벤 애플렉(왼쪽)과 데이빗 핀처 감독 [사진=AP/뉴시스] |
이런 감독의 독특한 작업 방식은 벤 애플렉에게 고통이 아닌 즐거움을 선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벤 애플렉은 왜 사람들이 데이빗 핀처의 작품에 열광하는지 온몸으로 느꼈다.
“대부분의 영화는 60%가 트레일러에 앉아있는 시간이고 나머지가 촬영이에요. 하지만 데이빗 핀처 감독은 정반대죠. 일하지 않는 시간은 10%밖에 안 돼요. 세트를 철저히 캐릭터와 스토리 중심으로 만들기에 다른 방해물은 전혀 없어요. 그와 일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죠. 무척 효율성이 뛰어나고 목표 추진력이 강한 감독이에요. 그러면서 영화산업을 지탱하는 첨단기술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렇게 기술자의 머리와 예술가의 감성을 동시에 가진 감독은 흔하지 않습니다.”
'나를 찾아줘'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에이미 실종사건. 이 장면에서 닉은 숨겨온 결혼생활의 비밀이 탄로날 위기와 마주한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처음 체험한 강렬한 호흡이었어요. 로자먼드 파이크에게는 헤아릴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면이 있어요. 정말로 에이미 역에 잘 어울렸죠. 등장인물들이 계속 변화를 겪고 끝없이 상대방의 관점을 계산하는 것이 이 영화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요. 그래서 에이미의 미스터리한 면은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에 매우 중요했죠. 어깨가 무거운 배역이었는데 멋지게 소화하다니 정말이지 최고였어요.”
‘나를 찾아줘’에는 닉을 조사하고 방어하고 의심하며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벤 애플렉은 이들 모두 인상적인 배우들이 조합을 이뤘다고 칭찬했다.
“에이미의 전 남자친구 데시(닐 패트릭 해리스)를 비롯해 변호사 태너 볼트(타일러 페리), 닉의 쌍둥이 여동생 마고(캐리 쿤)의 캐스팅이 흥미진진했어요. 타일러 페리는 이런 캐릭터가 처음이고, 캐리 쿤도 마찬가지였다더군요. 그런데도 그들의 연기를 보면 감탄이 절로 터지지 않나요? 닐 역시 훌륭한 캐스팅이에요. 데시는 두려움이 없고 정말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인물이에요. 캐스팅만 봐도 감독이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답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