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사피크 등 보유 종목 3분기 큰 폭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억만장자 투자가 칼 아이칸이 유가 하락에 ‘쓴 맛’을 봤다.
국제 유가 하락과 함께 3분기 아이칸의 투자수익률도 동반 후퇴, 상당 규모의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이칸이 이끄는 아이칸 엔터프라이즈가 3분기 3억55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4억7200만달러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아이칸 엔터프라이즈는 3분기 대규모의 운용 손실이 발생한 것은 에너지 투자 부문에서 커다란 타격을 받은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제 유가가 최근 수개월 사이 25% 급락한 데 따라 에너지를 포함한 전체 투자 부문에서 2억70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4일 미국 원유 수출 가격을 인하한 데 따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장중 2011년 10월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75.84달러까지 밀리는 등 앞으로 유가 전망 역시 흐린 상황이다.
아이칸은 체사피크 에너지와 트랜스오션, 탈리스만 에너지 등 관련 종목의 지분을 상당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3분기 체사피크가 22%에 달하는 주가 하락을 기록했고, 트랜스오션과 탈리스만 에너지 역시 각각 29%와 1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신화/뉴시스] |
사우디 아라비아의 예기치 않은 미국 가격 인하로 인해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밀리면서 4일 장중 체사피크는 4% 가까이 급락했고, 트랜스오션과 탈리스만 역시 각각 6.1%와 12% 내리꽂혔다. S&P500 지수의 에너지 섹터는 장중 2.6% 하락했다.
산유국의 가격 인하 경쟁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원유 수급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나 미국 셰일 가스 개발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유가가 의미있는 반등을 이뤄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한편 3분기 애플이 선전하며 아이칸 엔터프라이즈의 손실을 일정 부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애플 주가는 8.4% 상승했다. 9월 말 기준 아이칸이 보유한 애플 지분은 53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3분기 아이칸 엔터프라이즈는 5.3%의 투자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1~3분기 수익률은 4.4%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