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부진한 고용보고서로 일시 강세 반전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약세를 보이던 미국 채권시장이 지난달 고용시장의 둔화로 회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책 당국자들이 선진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시장 충격에 대해 언급하고 있어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기능이 부각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금융시장 강연에서 선진국의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연방은행 총재도 "정책 기조의 변화로 인해 어느 정도의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최근 자본유입의 수혜를 입었던 신흥시장 국가들에게 도전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된 근거로 미국 고용시장이 연준의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주 공개된 미국의 10월 고용시장 회복세가 시장 전문가 예상에 못미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하반기까지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부각되면서 미국 국채는 소폭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 증가수는 21만4000개로 전문가 예상치인 23만1000개에 못 미쳤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15일 강력한 매수세가 몰려 일시 2%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1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국채 수익률은 상승 흐름을 이어오다 지난 주말 고용보고서 발표와 함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연준 위원들 중 다수가 기준 금리를 내년 중반께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용시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물가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아래에서 유지되고 있어 당장은 금리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더들리 총재는 "미국 경제가 지속가능한 고용 수준과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유지할 경우 내년 특정 시점에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로젠버그 블랙록 수석채권투자전략가는 "임금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면서 시장이 이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고용보고서가 소폭 둔화된 것으로 나오자 채권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적인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부각되고 있다.
크리스 몰럼피 프랭클린 템플턴 채권투자 부문 수석투자책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럽과 일본 당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307%를 기록, 7bp 하락했다. 하지만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서 공급량은 420억달러, 다음주 660억달러 등 약 1000억달러가 넘는 적지 않은 물량 공급이 예정돼 있다는 점은 채권 강세 지속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