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규제, 개방제한, 제도급변 등
[뉴스핌=노희준 기자] 국내 금융기관의 중국 금융시장 진출과 관련, 금리규제, 개방제한, 제도급변이라는 중국 금융시장의 특수성을 제약이 아닌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해외진출에서 현지화란 해당국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라며 "기존인식은 마케팅 중심의 접근이었지만, 특수성을 기회로 인식하고 본사가 전략을 제시하는 본사의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은 정면승부가 어려운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본사보다도 큰 대형 금융기관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현지법인의 경쟁력은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지 한국인 시장도 2007년 이후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국계 은행의 현지법인 전체의 영업 실적은 유사한 규모의 외자은행에 비해 부진하다.
이에 따라 전략의 현지화를 통해 중국의 특수성과 변화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구체적으로 금리규제, 개방제한, 제도급변이라는 중국의 특수성 속에서 비즈니스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예금금리 상한 규제와 은행신용에 대한 초과수요가 공존하는 상황은 다양한 수익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개방이 제한된 금융시장에서 한국은 원-위안 직거래를 통해 역외 위안화 시장을 활용해 중국 금융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 연구위원은 "현재 중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10%~12%, 체감 대출비용은 20% 수준으로 고금리 대출 공간이 있다"며 "개인 및 가계 신용대출에서도 고금리 대출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가계대출 경험이 풍부한 한국계 은행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활용은 0%라는 것.
대출 관련 수수료 수입 공간도 기회 포착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지 연구위원은 "중국은 대출에 대해 자료비, 조사비, 진행료, 자문비, 자금 조성비 등 다양한 명목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특히 중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수료 수입을 창출하고 있으나 한국계 은행은 부진하다"고 말했다.
RQFII 성공을 위해서는 한-중 협력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지 연구위원은 "홍콩의 경우 성공적으로 RQFII 상품을 운용하는 금융사는 대부분 중국계 자산운용사"라며 "한국의 경우에도 중국 자산운용사와의 협력 모델을 탐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 금융개방의 실험지역인 상하이 FTZ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향후 중국 금융시장 개방의 방향을 예측하고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전초기지"라며 "글로벌 금융기관 및 주요 국가의 금융사들이 모두 일종의 전초 점포를 개설하고 있으나, 한국 금융기관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원-위안 직거래, 한중 FTA 후속 협상 등 정부간 협력 채널을 적절히 활용하면,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특혜적 접근환경을 포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경험을 활용해 중국의 금융 서비스 수요의 트렌드를 먼저 읽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