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채권시장 유동성 마비 증세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의 채권 트레이더들이 중앙은행의 정책 노선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유럽 채권 투자자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시장 유동성이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 채권 트레이더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중반 금리인상을 겨냥, 국채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나섰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신화/뉴시스] |
국채와 회사채 발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ECB의 국채 매입을 겨냥, 트레이더들이 공격적인 ‘사자’에 나서면서 유럽 채권시장이 품귀 현상을 빚는 상황이다.
지난해 유럽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8660억유로(1조2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7570억유로에서 상당폭 늘어난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트레이더들이 유동성이 높은 채권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ICMA의 갓프레드 드 비츠 회장은 “ECB 정책자들이 국채 매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트레이더들이 채권 보유 비중을 적극 늘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채권을 손에 쥔 채 물량을 내놓지 않고 있어 수급 균형이 깨진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드은 국채 비중을 대폭 줄이기 시작했다. 연준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22개 프라이머리 딜러가 보유한 국채 물량이 지난해 말 78억달러를 기록, 한 주 전 356억달러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이는 21개월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비, 국채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에 선제적인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 선물 시장은 오는 9월 이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57%로 점치고 있다.
노무라 홀딩스의 스탠리 선 전략가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앞둔 가운데 채권시장이 금리 상승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며 “트레이더들의 채권 매도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지 여부가 앞으로 1~2주 사이 발표되는 지표를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