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고령화·소비력 약화로 완전 이전은 어려워”
[뉴스핌=배효진 기자]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먹혀든 것일까. 최근 자국으로 돌아가는 일본 기업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높은 임금에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옮겼던 일본 제조 업체들이 엔화 약세에 힘입어 생산기지를 일본으로 옮겨 다시 한번 ‘메이드 인 재팬’의 부활을 써내려갈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 [사진 : 신화/뉴시스] |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일본 기업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있는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옮겨갔다.
하지만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 정책에 힘입어 최근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엔은 달러 대비 117.5엔으로 2012년 중반의 80엔보다 40% 가량 가치가 떨어졌다. 이에 저렴한 생산비용을 찾아 자국을 떠났던 기업들이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카메라 제조업체 캐논, 전자기기 제조업체 파나소닉 등 일본 제조업 전통 강자인 전자기기 업체들이 일본으로의 유턴 행렬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한국과 중국에 크게 뒤쳐졌다.
캐논은 회사 전체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카메라와 복사기, 프린터 등 제품의 일본 내 생산규모를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샤프도 중국에 있는 공기청정기, 냉장고 생산라인을 일본으로 옮길 예정이다.
아오키 다이주 UBS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엔 약세가 지속될 전망으로 일본기업들의 유턴 현상도 어느 정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 약세가 1년 넘게 이어져 기업들이 안심하고 생산 전략을 변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WSJ는 이런 현상이 완전한 ‘메이드인재팬’의 부활로 보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엔저로 생산비용이 저렴해졌지만, 여전히 고령화가 심각하고 내수시장이 경직돼 있다는 점에서 성장잠재력이 의심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신문은 “엔저에도 불구하고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자동차 업체들은 일본 유턴을 머뭇거리고 있다”며 “엔화 강세 가능성을 고려하면 전자기기에 비해 제품 사용 연한이 긴 자동차 등의 업체들은 해외 공장을 두는 것이 위험을 피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