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시아 이머징 통화 가운데 최대 하락 경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엔화 약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화가 가장 크게 일격을 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에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원화가 달러화 대비 10%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화 하락이 원화 약세를 부추길 것이라는 얘기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스코샤뱅크는 올해 원화가 8% 하락, 연말 달러/원이 1170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아시아 이머징마켓 통화 전망에서 가장 높은 적중률을 기록한 ABN암로 역시 올해 원화가 엔화 약세로 인해 달러화에 대배 4%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BN암로의 로이 테오 전략가는 “원화가 엔화 움직임이 상당히 민감한 움직임을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올해 엔화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다면 원화 역시 하락 베팅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이 맞아떨어질 경우 원화는 아시아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엔화에 대해서는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원화는 지난 2012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취임 이후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따른 엔화 하락 압박에도 30%를 웃도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내셔널 호주 은행의 크리스티 탄 전략가는 “한국은행이 통화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이 때문에 원화의 투자 매력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정책자들의 외환시장 개입 여지가 제한적인 점도 원화의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기 어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자동차부터 전자제품까지 주요 수출 시장에서 강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이미 수출을 중심으로 실물경기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서 24명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1분기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수정된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