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NH투자증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 결정에 대해 디플레이션 탈피 의지를 시장에 명확히 전달했다고 해석했다.
23일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밤 ECB의 결정은 시장이 예상한 채권매입 규모(매월 500억 유로)를 소폭 상회했으며, 2016년 9월 이후에도 채권매입을 지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ECB의 디플레이션 탈피 의지를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분석했다.
ECB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최소한 2016년 9월까지 매월 600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매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입 대상 채권은 국채와 민간(ABS 및 커버드본드 포함)채권이 포함된다.
또한 ECB의 자본 출자액 규모별로 채권을 매입하되, 전체의 12%는 회원국 전체가 위험을 분담하게 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는 그리스 채권에 대해서도 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일각에서는 그리스(B) 및 포르투갈(BB) 등 투기등급의 국채 매입을 제외할 것이라고 우려해왔는데, 구조 개혁 등의 조건을 뒀지만 위 국가들이 포함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ECB가 발표한 자산매입을 실시할 경우, ECB 자산은 2016년 7월경 3조 유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QE3) 규모와 비교했을 때, 중앙은행 자산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의 자산 증가 속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QE에서도 확인되듯이, ECB의 채권매입 이후 즉각적으로 기업대출 및 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의 QE 초기에 시중에 풀린 자금은 연준에 예치되거나 금융기관들이 보유했다"고 말했다.
다만 "양적완화 조치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여온 점을 감안하면 유럽 경제도 반등의 기회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디플레이션 우려로 억제돼 온 내구재 판매의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