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다” vs “더 오른다” 논쟁 ‘한창’
[뉴스핌=김민정 기자] 미국의 회원제 주문형 비디오 웹사이트인 넷플릭스의 적정 주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한창이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대표작인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의 제목처럼 이 회사의 주가가 ‘카드로 만든 집(무너지기 쉬운 상황을 의미)’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비중을 늘리기로 한 점이 미래 실적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며 넷플릭스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470달러를 넘긴 최근 주가가 고점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회사인 BTIG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적정주가를 6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의 평균 적정주가보다 33%, 현재 주가보다는 25%나 높은 것이다.
그린필드는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것이 높은 가치 평가 재료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넷플릭스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향후 몇 년간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지출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이 나오는 올해는 특히 미래 성장에 있어서 중요하다”며 “지난해 ‘하우스 오브 카드’의 시즌2가 나올 당시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시즌1에 비해 큰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세 번째 시즌은 두 번째 시즌보다도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공식 집계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넷플릭스 콘텐츠 전문지인 넷플릭스 라이프에 따르면 ‘하우스 오브 카드’가 발표된 후 24시간 동안 토렌트를 통한 불법 다운로드 수는 68만2000건으로 시즌2의 32만1000건에 비해 두 배가 넘게 급증했다.
단기적인 수익을 위해서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넷플릭스에 투자하라는 전문가도 있다. 비즈니스 전문가인 애덤 하퉁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향후 3~7년 넷플릭스는 매출과 수익 성장을 이어갈 것이고 밸류에이션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애플처럼 넷플릭스는 ‘파괴적 혁신’ 기술을 마스터한 회사”라면서 “시장이 변화하면서 넷플릭스는 새로운 상품으로 트렌드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매출과 수익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집중으로 비용 투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대다수 월가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비중축소’를 제시한 웨드부시(미국 투자은행)의 마이클 패처 매니징 디렉터는 리포트를 통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프로그램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투자자들이 수익성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지만 결국엔 이 같은 행태가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패처는 “그렇게 되면 넷플릭스의 주가는 현재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지난 주말 기준 475.02달러로 지난 1년간 고점(489.29달러)보다 2.9%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저점(299.50달러)에 비해선 58.6% 오른 상태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