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정제마진 급상승…2분기 다시 꺾일수도
[뉴스핌=정경환 기자] 정제마진 개선 소식에 정유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정유사들의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올해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정제마진 상승이 추세로 자리잡았다고 보긴 어려워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12일 대한석유협회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싱가폴 단순정제마진과 복합정제마진이 올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배럴당 평균 -1.98달러였던 단순정제마진은 올 1월 2.65달러에 이어 최근에는 4달러 대로 올라섰다. 아울러 복합정제마진은 이달 11달러 대까지 이르며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해 복합정제마진은 평균 4.11달러에 그쳤다.
원유를 1차 정제한 후의 단순정제마진과 고도화설비를 통한 2차 정제 후의 복합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그리고 S-Oil은 지난해 정제마진 악화로 인해 정유사업에서 각각 9919억원, 9730억원, 69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바로 그 정제마진이 개선세를 보이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정유사업 호전을 바탕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은 지난해 대비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것.
A 정유사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선 분명 좋다"며 "전분기보다는 확실히 나은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정유사들의 예상 실적과 관련, 잇따라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정유사 파업과 중동 원유판매가격(OSP) 하락 그리고 유가 하락 등에 따라 올 1분기 평균 복합정제마진이 전분기 대비 배럴당 7달러 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석유사업 영업이익이 1129억원으로 전년동기(350억원)보다 크게 증가하고 전분기(-5859억원) 대비로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제마진이 대단히 좋기 때문에 7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하던 S-Oil의 정유 부문이 이번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15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825억원)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이 그대로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정제 마진 강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오는 2분기에는 정유 시황이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유가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고, 정제마진도 배럴당 평균 8.3달러로 1분기 9.9달러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선 업계에서도 아직은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 정유사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최근 '반짝' 좋아지긴 했다"면서 "그렇다고 그것만으로 무작정 낙관하기엔 조심스럽다"라고 언급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제마진 추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최근 상승으로 올 1월 2월 초까지 좋지 않았던 실적을 만회할 정도는 될 것이나, 작년 1분기 대비로는 한참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