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철저한 수사 한 목소리 "부정부패 척결 성역 없다"
[뉴스핌=정탁윤 기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가 청와대와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메모에 금품을 전달받은 사람으로 지목된 김기춘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병기 현 비서실장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여야는 신속하고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 김기춘 "그런 일 없다" 허태열 "금품거래 상상조자 할 수 없는 일"
김기춘,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각각 "맹세코 그런 일이 없다", "그런 일은 없었다" 등의 입장을 밝혔다. 이병기 현 비서실장도 부인했다. 다른 관련자들도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허태열 전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통해 배포한 입장자료에서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자신이 '클린 경선' 원칙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했고 이를 기회있을 때마다 캠프 요원들에게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기춘 전 실장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고 아주 악의적이고 황당무계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고(故) 성완종 회장이 최근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을 즈음 이뤄진 통화에서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며 구명을 요청한 바 있다"며 "고 성 회장은 자신은 결백하니 도와달라며 진행 중인 검찰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이어 "나는 성 회장에게 '자신이 결백하고 시중에 오해가 있다면 검찰수사에 당당하게 임해 사실을 명백하게 밝히는 게 좋겠다'며 검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면서 "'앞으로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도 전한 바 있다"고 밝혔다.
◆ 새누리 초재선 "부정부패 척결에 성역 없다"
새누리당 소속 초재선의원들은 지난 9일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해 검찰이 철저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 등 새누리당 초재선의원들은 "부정부패 척결에 절대 성역이 있을 수 없고 관련자들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결론적으로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죽음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통한 문제 제기에 대해 절대 눈을 감아서는 안된다"며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주장과 연루된 5~8명의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즉각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완종 리스트 연루자들은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며 "국민들은 이번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알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부정부패 척결엔 절대 성역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새정치 "검찰 철저 수사…자원외교 수사 위축돼선 안돼"
새정치민주연합도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성완종 회장이 죽음를 앞두고 우리 사회에 남긴 그 말씀에 대해선 사실여부를 철저하게 가리는 수사가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성완종 회장이 남긴 마지막 말씀은 정말 죽음을 앞두고 우리 사회에 특별히 남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며 "성완종 회장의 죽음이 대단히 안타깝지만 그 때문에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수사가 위축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한편 이날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이 2006~2007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측근인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10만 달러,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7억원을 각각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검찰은 성 회장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김 전 비서실장을 포함한 명단이 적힌 메모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리스트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10만달러,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원, 유정복 인천시장 3억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2억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원, 이름 없이 '부산시장' 2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의 이름도 금액 없이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