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비중 등 시장 지표 곳곳 경고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또 한 차례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것과 흡사한 유동성 교란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또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될 때 유동성 경색이 두드러지며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구조적 위기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IMF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체 자본시장에서 신용 융자 잔액의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 1990년대 후반 주식시장 버블을 초래했던 수준과 흡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신용 융자의 증가는 시장 유동성이 감소하는 상황에 발생하게 마련이며, 이 때 작은 시장 충격도 자산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금융 부문의 부채 비중도 27%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당시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고,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모든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2차 담보 차입금(second lien loans) 역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자금시장 곳곳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고 IMF는 강력하게 경고했다.
지난해 정크 등급의 회사채 신규 발행은 세 배 급증했고, 전체 시가총액은 3조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 가스 섹터의 여신은 지난해 말 기준 4500억달러에 달했고, 이는 리먼 사태 이전 정점에 비해 두 배 높은 수치다.
시장 왜곡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 크게 부각돼 더욱 우려된다고 IMF는 강조했다.
미국이 긴축에 돌입할 경우 유동성이 낮은 자산시장을 필두로 커다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채권시장의 유동성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IMF는 주장했다.
국가별로, 나이지리아와 페루, 터키, 우크라이나 등이 특히 커다란 리스크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달러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미 타격을 입은 이머징마켓이 긴축에 따른 충격 역시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IMF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갑작스럽게 변동성이 치솟는 한편 유동성이 마비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고, 대응력이 취약해졌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