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스시장 지위 남용…러 "정치적 의도" 반발
[뉴스핌=배효진 기자] 구글을 겨냥했던 유럽연합(EU)의 반독점 화살이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으로 옮겨갔다.
세르비아의 가즈프롬 주유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로이터통신과 BBC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EU 경쟁당국이 가즈프롬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공식 제소할 예정이라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럽 천연가스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가즈프롬이 유럽 중동부 천연가스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다. 독점 행위로 피해를 입은 국가는 폴란드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등이다.
EU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가즈프롬의 반독점법 위반을 조사해왔지만 제소는 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을 우려한 이유다. EU는 현재 우크라이나 불법 개입을 이유로 러시아 경제제재를 취하고 있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오는 22일 가즈프롬에 이의 진술서를 보낼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의 진술서는 EU가 반독점 조사시 공식적으로 행하는 첫 번째 조치로 해당 기업은 이에 답변할 의무가 있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최근 워싱턴DC 연설에서 "유럽 내 에너지 공급을 방해하고 경쟁자들에 피해를 입히는 에너지 기업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베스타거 집행위원의 발언이 가즈프롬을 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에서는 EU의 이 같은 조치가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유럽 싱크탱크 브뤼겔의 마리오 마리니엘로 전문가는 "베스타거가 가즈프롬에 보낼 이의 진술서는 정치적 의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