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정무문] '동아병자' 조롱을 난타하는 중국무술의 빛나는 혼

기사입력 : 2015년05월08일 16:41

최종수정 : 2016년02월03일 17:48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청나라)은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아편전쟁(1839년~1841년)에 패배한 후 난징조약(1842년)에 따라 홍콩을 영국에 내주고 상하이를 비롯한 5개의 항구를 서구열강에 강제로 개항한다. 1972년 이소룡 주연의 ‘정무문(精武門)’은 난징조약의 산물인 상하이 조계의 풍경을 통해 패전의 결과가 중국인들에게 어떤 모욕을 안겨줬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정무문에서 일본인 홍구무도장(倒起流 일본유도) 사람들이 희희덕거리며 정무문 도장에 던져놓고 간 액자속의 東亞病夫(동아병부, 아시아의 병자)라는 글귀는 수십년간 서방 열강의 눈에 비친 중국인들의 한심하기 짝이 없고 굼뜨고 무기력한 모습 그 자체였다.  

청말 서구 열강은 아편에 쩔어 신체가 쪼그라들고 정신이 쇄약해진 중국인들을 일컬어 아편귀신이라고 조롱했다. 1896년 한 영국인은 상하이에서 펴낸 영문잡지에서 이런 중국인을 ‘Sick man of East Asia’ 라고 표현했고, 나중에 이는 청말 사상가 양계초에 의해 ‘동아병부’로 번역돼 중국사회에 소개됐다. 무술 영화 정무문은  중국 역사 가장 치욕스런 시대를 상징하는 바로 이 동아병부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나폴레옹은 1800년대초  ‘중국은 잠자는 사자다. 사자가 잠을 깨면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 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는 약 200년 뒤의 중국에 대한 예언이라면 몰라도 아편전쟁 이후의 중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얘기였다. 당시 중국은 찔러도 비명조차 못 지르고 최후를 맞는 늙고 병든 이빨 빠진 사자나 마찬가지였다.
 


수천년 문화의 중심국으로 자부해본 중국은 아편전쟁 시기부터 지난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건립될 때까지 대략 100년동안 서구열강에 짖밟히고 형언하기 힘든 수모를 견뎌야 했다.  한국의 손기정선수가 참가해 마라톤 금메달을 획득했던 1936년 베를린 올람픽때 중국은 69명의 선수를 내보냈는데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당시 한 서방신문은 어깨가 축 쳐져 돌아가는 중국선수단에 대해 또다시 풍자 만평으로  ‘동아병부’라고 조롱했다.
  
열강의 할거속에 중국이라는 나라가 ‘아시아의 병자’였다면 상하이 조계사회에서 중국인의 신분은 ‘강아지만도 못한’ 처지였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정무문에서 조계의 한 건물 문지기는 안으로 들어가려는 주인공 천전(陳眞)을 제지하더니 출입문 옆에 설치된 ‘개와 중국인 출입금지(狗与华人不得入内)’라 푯말이 안보이냐고 면박을 준다.  

수위의 이 말은 중국인은 개처럼 비천한 신분이어서 자기 나라땅에 있는 이 건물에 발을 들일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이때 강아지 한 마리가 서양인 주인을 따라 보란 듯이 출입문안으로 들어간다.  천전은 중국인이 개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얼마전 중국의 한 초호화빌라 분양현장에 일반인 입장이 금지됐는데 이를 놓고 세간에서는 조계시절 모욕적인 구호를 패러디해 ‘개와 서민 출입금지’라는 말과 같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제국주의 점령지인 조계시절 겪었던 국가와 민족적 수모가 시대를 뛰어넘어 21세기 중국의 사회현상을 풍자하는 말이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정무문의 시대적 배경인 상해 조계는 철저한 치외법권지대로 외국의 영사관은 지배자 계급이고 그 속의 중국 주민들은 피지배층이나 마찬가지인 신세였다.  영화에서 무도 도장 정무문은 중국의 혼과 전통 기백, 또는 자존심과 같은 셈인데 이런 정무문의 운명도 영국과 일본 미국 등 서구 열강 영사관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비운을 맞은 것이다.  비록 자기나라 땅이지만 이미 빼앗겨 버린 그 속에서 중국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숨쉬는 것을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았다. 

주인공 천전이 홍구무도장의 ‘동아병부’ 도발에 보복한 뒤 일본인들의 정무문 폐쇄 압박 등 사단이 벌어지자 정무문내에선 무도인의 사명과 애국의 방식을 놓고 잠시 논란이 벌어진다.. 당시 많은 중국인사회가 외세침탈에 대해 무관심 또는 소극적 대응, 적극적 저항 등의 세력으로 분열돼 있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중국인 출신의 조계 경찰, 적극적 친일과 소극적 친일. 머뭇거리는 대중, 사랑하는 이와의 소시민적 삶을 꿈꾸는 천전의 약혼녀에 이르기 까지 패전으로 무기력해진 중국 근대를 살아가는 백성들의 삶의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는 느낌이다. 
   
정무문 주인공 천전은 천하제일의 정무문 권법인 미종권의 사부 후오위아쟈(곽원갑)의 사인을 우연히 엿듣게 되는데 이는 일본인들의 비열한 독살행위를 고발하고 불의에 대한 응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복선이라고 할 수 있다. 여 사제와의 사랑과 소박한 삶의 꿈도 사부 곽원갑의 살인자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잠시 흔들린다.  일본의 만행에 대한 천전의 복수는 사람의 혼을 빼는 미종권과  쌍절곤을 통해 절정에 이른다.   
  
정무문 사람들은 결국 주인공 천전의 과단성있는 행동과 ‘이에는 이’식의 철저한 보복적 응징이 무도하고 흉폭한 일본에 맞서는 옳바른 방식이라는데 뜻을 같이하게 된다.  천전의 운명도 단원들이나 정무문의 운명도, 나아가 중국의 운명도 모두 남이 아닌 ‘나와 우리’가  적극적 저항으로 지키고 쟁취해야한다는 자각에 이르는 것이다.  
 
영화속에서 홍구무도장 사람들의 기생 파티와 요정의 미닫이 문에 매달린 붉은색의 ‘봄 春’ 자 장식은 외세에 짖밟혀 초라해진 중국 정신(혼)을 말해주는 상징물로 보여진다. 중국사회의 전통 색깔인  붉은색의 봄 춘자와 색정적인 무희의 춤 동작에서 중화의 시대정신이 갈갈이 희롱당하는 장면이란 생각이 든다.  

더욱이 기생파티에서 친일 앞잡이가 보이는 비굴함은 강아지 흉내를 내고서라도 우선 살고 봐야겠다는 혼란기 일부 중국인들의 기회주의적인 시대정신과 무기력한 삶의 태도가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지배자 일본’이 시키는 대로 ‘개에게 자비를 …’ 이라고 뇌까리며 기생의 가랑이 사이를 강아치처럼 기어나가는 친일 앞잡이의 비굴함은 아편전쟁 이후 근현대 중국이 경험한 100년 간의 치욕과 굴욕감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화 정무문이 보여주듯 중국은 100여년전만해도 세계에서 가장 업신여김을 당하는 형편없는  나라였다.  100년 전이 아니라 불과 60여년전인 1948년 무렵 국공내전 말기만 해도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싹수가 없어 100년이 지나도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수 없는 정치집단이라고 판단한 뒤, 상대인 국민당 장개석 군대에 대한 군사 지원을 포기했다. 이런 중국이 지금 세계사의 중심무대를 향해 굴기하고 있고 세계는 그런 중국을 G2라고 일컫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수현, 故김새론 의혹에 직접 입 열까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고(故) 김새론과의 열애설을 전면 부인한 김수현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신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11일 김새론의 유족들이 제보한 것이라고 밝히며 한 장의 사진과 김새론과 김수현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배우 김수현 [사진=뉴스핌DB]  김새론의 이모 A씨는 가세연을 통해 김새론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6년간 김수현과 교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세연 측은 김새론이 SNS에 올리려고 했지만 올리지 못했던 글을 입수했다며 "김새론이 골드메달리스트 소속 당시 신인 캐스팅, 비주얼 디렉팅 등의 일을 했지만 이에 대해 정당한 지급을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유족들은 김새론이 2022년 5월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키면서 200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청구를 받자, 소속사가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청구액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생활고를 겪었던 김새론은 김수현에게 상환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유족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김새론은 김수현에게 "안 갚겠다는 소리가 아니고 당장 7억원을 달라고 하면 나는 정말 할 수가 없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건데 꼭 소송까지 가야만 할까. 나 좀 살려줘. 부탁할게. 시간을 주라"고 호소했다. 가세연은 김수현이 김새론의 볼에 뽀뽀하는 사진을 공개, 열애설을 뒷받침할 증거로 내세웠다. 가세연 측은 "김새론 유가족에게 직접 받은 자료와 인터뷰로 방송한 것이다. 유가족에게도 법적 대응을 할 것인가"라는 주장을 펼쳤다. 현재 김수현과 김새론을 둘러싼 논란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서는 "현재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지난 10일 가세연이 김새론과 열애설을 제기했을 당시만 해도 "가로세로연구소는 당사와 김수현 배우가 유튜버 이진호와 결탁하여 故 김새론 배우를 괴롭혔다는 취지로 주장을 하면서, 故 김새론 배우가 15세부터 김수현 배우와 연애를 하였다는 주장, 故 김새론 배우의 음주운전 사고 당시 소속사의 대처가 부당했다는 주장, 당사 소속 매니저가 유튜버 이진호와 친분이 있다는 주장 등 당사와 김수현 배우에게 악의적인 많은 주장들 해왔다"고 했다. 소속사 측은 "이는 모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허위사실로서 당사는 가로세로연구소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가세연의 추가로 공개한 볼뽀뽀, 문자메시지 이후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김수현 측이 또 다른 반박을 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 김새론은 지난 2022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뒤 연예계 복귀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지난 2025년 2월 16일 자택에서 사망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3-12 09:14
사진
국세청, 홈플 대주주 MBK 세무조사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국세청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MBK파트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MBK파트너스측은 "지난 2020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로 인지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홈플러스 사태(기업회생신청)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세무조사 담당 부서가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맡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논란이 됐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역외 탈세 의혹까지 다시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세무조사 결과 1000억원 규모의 역외탈세 혐의가 드러나 400억원 가까이를 추징 당했다. 지난해에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역외탈세 의혹이 재차 제기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차입금에 의존해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후 점포 등을 팔아 인수대금을 상환하고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했다. 정작 홈플러스는 자금 압박에 빠져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면서 금융권과 업계 안팎에서 'MBK 먹튀'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오는 18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긴급현안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홈플러스 영등포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yym58@newspim.com osy75@newspim.com 2025-03-11 19:3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