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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3개월만에 현금자산 1조↑..한전부지 대금?

기사입력 : 2015년05월22일 10:22

최종수정 : 2015년05월22일 10:25

회사측 "한전부지 자금은 이미 마련"..."기금융상품과 같이 운용"주장도

[뉴스핌=김연순 기자] 현대모비스가 3개월 만에 예·적금 등을 중심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1조원 가까이 늘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올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5338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분기인 2014년 말 1조5360억원 대비 1조원 이상 대폭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만기 3개월 이상~1년 미만 금융상품)은 2조5810억원에서 1조5505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줄었다. 단기금융상품도 수개월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지만 가장 높은 환급성을 가진 현금자산이 단기금융상품 감소분 만큼 늘어난 셈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석달 만에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은 "시기상 문제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즉 1분기 보고서 발행기준이 3월 말이기 때문에 당시 단기금융상품의 만기도래에 따라 현금으로 편입됐다는 설명이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따로 떼서 볼 것이 아니라 단기 현금화가 가능한 큰 틀에서 단기금융상품과 같이 봐야 한다는 얘기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분기보고서 발행기준인 3월 말 기준으로 현금으로 들어가 있느냐 단기금융상품에 걸려있느냐 차이 때문에 금액이 왔다갔다한다"면서 "기간의 문제로 이것 또한 설정 시점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고 현금확보 시각에 선을 그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이사 역시 "기업 입장에선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나눠서 가져갈 수 있다"며 "이들을 합칠 경우 2013년 말(37기 말) 5조1000억원 수준에서 지난 1분기에는 4조원 규모이고 그전에 없던 단기손익인식금융자산까지 고려할 경우 37기 말 대비 39기 1분기에는 현금성 자산이 5000억원 정도, 약 10% 정도 늘어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현금자산의 급증 배경에 대해 한전부지 분할대금 납부 차원의 현금확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은 10조5500억원을 써내 한전 부지를 낙찰 받았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 참여 기업별 분담비율은 현대차 55%, 기아차 20%, 현대모비스 25%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현대차는 5조8025억원, 기아차는 2조1100억원, 현대모비스는 2조6375억원 수준으로 오는 9월까지 부담해야 한다. 

컨소시엄은 한전부지를 낙찰 받은 뒤 계약금으로 10%인 1조550억원을 지급했고, 올 1월25일 30%인 3조1650억원을 지급했다. 남은 잔금은 오는 5월25일과 9월25일 각각 30%씩 나눠 한전에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가 앞으로 부담해야 할 몫은 회차별 7912억, 총 1조5825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1분기에 예·적금을 중심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늘어난 것도 대금 납부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자금흐름에 있어 현금이 늘어날 수도 있고 단기금융상품을 현금할 수도 있다"면서도 "현대모비스의 현금 증가가 일부는 한전부지 대금 납부 차원에서 늘어났다고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비율 조정은 회사측의 경영상 판단으로 보더라도 한전부지 대금 납부 차원이라면 일부 주주들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유동자금이 줄어들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모비스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의 한전 부지 고가 매입에 반발하면서 이와 관련된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전부지 고가매입 반발에 이어 주주 이익 훼손 차원의 반발까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경영상 판단과 의도에 따라 현금보유와 금융상품 투자에 대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기업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기 위해 돈을 굴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에 현대모비스가 (한전부지 관련) 납입할 정확한 중도금 금액은 알 수 없다"면서도 "작년 말부터 충분히 현금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전 부지 대금 납부를 위해 일부러 현금화할 필요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기아자동차 16.88%, 국민연금공단 7.69%,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6.96%, 현대제철 5.66% 등으로 구성돼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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