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건설붐 및 몰타 핫머니 밀물 등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를 놓고 경제 석학들과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실질적인 경기 부양 효과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리스크에서 유로존 경제를 구해낼 것인지 여부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
스페인 건설 업계가 붐을 이루고 있고, 더블린의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으며, 독일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몰타에는 해외에서 핫머니가 밀려들고 있고, 포르투갈 주가가 전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등 자산 시장부터 실물 경제까지 유로존 경제 곳곳이 들썩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빈집이 넘쳐났던 스페인 주택시장이 활황을 연출하고 있다. 건설 경기가 전년 대비 12%에 이르는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시멘트 소비가 올들어 8% 증가한 것이 건설 업계의 회복을 반영하는 단면이라는 판단이다.
아일랜드의 주택 시장 역시 회복 열기를 과시하고 있다. 올들어 아일랜드의 집값은 전년 동기에 비해 16% 뛰었다. 수도인 더블린의 경우 상승률이 22%에 달했다.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유로존의 대표적인 부채위기 국가였던 아일랜드가 커다란 반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다음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독일의 임금이다. 유로존의 성장 엔진이라는 타이틀에도 독일의 임금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이 두드러진다.
금속노조가 최근 3.4%의 임금 인상 협상을 타결했고, 철도 노조는 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이는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인상이라는 평가다.
작은 섬나라 몰타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연율 기준으로 10% 상승한 가운데 올해 성장률이 3.6%를 기록, EU 회원국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은행의 경우 대차대조표가 전년 동기에 비해 4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급변이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핫머니가 몰려들면서 초래된 결과라는 진단이다.
포르투갈 증시 역시 설명하기 어려운 상승 열기를 토해내고 있다. 4년 전 구제금융을 간신히 국가 부도 위기를 모면한 포르투갈의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취약하다. 올해 성장률이 1.6%에 그칠 전망이며, 실업률은 13%를 웃도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르투갈 리스본 증시의 PSI 지수는 연초 이후 25%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이는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선두에 해당하는 수치다.
ECB의 부양책에 따른 유로화 급락이 기형적인 과열과 자산 버블을 일으키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