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버핏·아이칸, IBM·체사피크에너지 지분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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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민정 기자]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던 지난 1분기 억만장자들도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미국의 경제 회복과 달러 강세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 실적, 저유가의 지속으로 이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어려워진 시장 여건 속에서 억만장자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을 변경하며 높은 수익률을 추구했다. 억만장자들의 투자 패턴을 반영하는 아이빌리어네어(iBillionaire) 지수가 추종하는 22명의 억만장자 중 레이 달리오와 에드워드 램퍼트를 제외한 20명의 수퍼리치들은 4분기와는 다른 1분기 포트폴리오를 보고했다.
(왼쪽부터) 워런 버핏, 리처드 칠튼, 줄리안 로버트슨, 데이비드 아인혼, 조지 소로스, 칼 아이칸 <출처=블룸버그통신> |
◆ 억만장자도 사로잡은 애플의 매력, 맨델·로버트슨도 샀다
1분기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애플(종목코드: AAPL)은 억만장자들로부터도 인기를 유지했다. 애플의 주가는 19일까지 올해 들어 130.07달러로 올라 15.6% 상승했다.
애플의 적정 주가가 250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하는 칼 아이칸은 5276만1000주에 달하는 애플 지분을 유지했다. 애플에 대해 “50년에 한 번 나올 만한 기업”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 그는 애플의 기업 가치가 현재보다 두 배로 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애플 지분을 들고 있지 않았던 스티브 맨델도 지난 4분기 218만4000주를 매입한 후 올 1분기 683만9000주로 보유량을 늘렸다. 줄리안 로버트슨도 4분기 32만2000주에서 올해 1분기엔 32만5000주로 애플 비중을 확대했다.
이처럼 '핫'한 애플 비중을 줄이는 억만장자도 있다. 데이비드 아이혼은 2013년 말 1678만4000주에 달하던 애플 주식을 지난해부터 팔아 지난 3월 말 743만7000주로 줄였다.
억만장자들은 올해 1분기 마스터카드(MA)의 지분을 털어냈다. 지난해 4분기 540만주의 마스터카드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1분기 말까지 523만주로 약 7만주를 덜어냈으며 리처드 칠튼도 같은 기간 65만3000주에서 43만8000주로 지분을 줄였다. 맨델은 4분기 2003만주에서 1297만4000주로 35% 이상 지분을 줄였고 체이스 콜맨의 보유 주식도 721만4000주에서 711만1000주로 줄었다. 마스터카드의 주가는 올해 들어 7.85% 상승했다.
◆ 버핏의 IBM과 아이칸의 체사피크
1분기 억만장자들의 투자 패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버핏과 아이칸의 청개구리 행보다. 이들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IBM(IBM)과 체사피크 에너지(CHK)의 지분을 늘렸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 4분기 7697만2000주였던 IBM의 지분을 올 들어 7956만5000만주까지 늘리며 IBM에 대한 애정을 확인했다. IBM이 지난해 1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안겨줬지만 버핏 회장은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IBM의 실적은 3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IBM의 매출은 195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96억4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다행히도 IBM의 주가는 올해 들어 8.39% 상승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6.25%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IBM에 대한 투자를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열린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로부터 “버핏 회장이 IBM에 투자하는 것을 막을 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IBM의 지분을 늘린 것은 버핏만이 아니다. IBM에 투자하지 않았던 ‘헤지펀드 거물’ 리온 쿠퍼맨과 콜맨은 1분기중 각각 33만3000주와 14만2000주의 IBM 주식을 매수했으며 칠튼도 4분기 1만2000주에서 1만3000주로 지분을 늘렸다.
버핏 회장은 IBM 외에도 웰스파고(WFC)의 주식을 4억6345만8000주에서 4억7029만2000주로 늘렸으며 US뱅코프(USB) 지분도 8009만4000주에서 8377만3000주로 증가시켰다. 반면, 차터 커뮤니케이션스(CHTR)의 주식은 619만8000주에서 587만9000주로 줄였다.
유가 하락의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아이칸의 체사피크 사랑은 1분기에도 식지 않았다. 그는 올해 들어 25.81% 하락한 체사피크의 주식을 지난해 4분기 664만주에서 올해 7305만주로 늘렸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