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피해 업종 및 업체, 산업 및 금융 측면 지원도 시급
[뉴스핌=김남현 기자]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CoV, 메르스)이 국내에 확산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메르스 사태 이전부터 제기됐던 한국은행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빠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에는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재정의 조기집행과 추가경정예산안 등 재정역할의 제고방안 역시 검토돼야 할 것이란 조언이다.
<자료제공 = LG경제연구원> |
더 큰 문제는 메르스의 양상이 다른 외래 전염병 사례에 비해 한층 클 가능성이다. 보고서는 2012년 이후 이달초까지 중동과 우리나라에서 1179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474명이 사망하는 등 비교적 높은 치사율 기록과 국내로 전파된 후 나타난 빠른 확산속도, 치료제가 없다는 점, 그리고 바이러스 변이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공포와 두려움을 양산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사태가 비교적 조기에 진정된다해도 최소 1분기 정도에 걸쳐 경제주체들의 심리및 소비활동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실제 이같은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6월 첫째주 코스피 하락이 2%를 넘어 같은 기간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 여타 주요국들보다 부진했다. 또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로 교육기관 휴업, 여가활동 감소 등 일상적 활동이 위축되면서 실물경기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소비심리가 저하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외출 자제 경향이 확산되면서 요식업, 숙박, 운송, 엔터테인먼트 등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 재래시장 상인 등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외국인 입국자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은 과거 자국에서 사스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국내 메르스 발병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결국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백화점, 면세점, 화장품, 호텔, 여행 등 관련 업계의 매출 감소 또한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밖에도 소폭이나마 개선되던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취약한 국내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다시 소비확대의 불을 지피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선 메르스 사태의 직접적 영향권 안에 있는 관련 업종 및 업체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산업 및 금융측면의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거시경제 정책 측면에서도 메르스 사태 이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되던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주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이 있는 만큼 이달에라도 인하를 단행할 필요가 있지만 늦더라도 다음달에는 인하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완화의 효과를 기다리기 전에 대응이 시급하다면 재정의 조기 집행 및 예비비 편성등 추가적인 재정집행이 필요하고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추경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