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취임 후 두 번째 전화통화…"한국 메르스 대응 지원"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갖고 양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연기된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가능한 빠른 시기에 재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5일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
박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어려운 시기에 위로가 되는 말씀을 해주시고 방미 연기 결정을 이해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전한 후 "이번 방미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었으며,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한・미 동맹, 한반도 안정, 동북아 지역 정세, 양국 간 경제협력 문제 등을 논의하고자 했으나, 메르스 대응을 위한 중요한 시점에 대통령으로서 자리를 비우기 어려워 부득이 미국 방문을 연기키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께서 메르스 대응에 전념하기 위해 방미를 연기키로 한 결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와 관련된 박 대통령의 판단과 리더십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측에 편리한 가능한 빠른 시기에 방미가 추진될 수 있도록 한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해 뒀다"고 언급했다.
특히 "메르스 발발에 따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한국이 도전을 조속히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대처하고 있는 만큼 메르스가 조기에 종식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어떤 감염 질병이 발생할지 모르는 예측 불가한 상황에서 새로운 질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이어 올해 하반기 한국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 각료급 회의 계기에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국가 간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미국 순방을 수행할 예정이던 경제인단이 예정대로 미국을 방문키로 한 것과 관련, "경제 협력 활성화를 위한 한·미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타결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선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창의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윈-윈'하는 성과를 만들어낸 한·미원자력협정이 조기에 서명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재조정돼 가급적 조기에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뤄지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미국에게 가장 높은 우선순위(top priority)"라며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처, 기후변화, 사이버 안보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한·미간 파트너십 강화는 양국에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기후변화 대응문제와 관련해서는 "올해 말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의 성공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한국이 장기적 기후변화 목표치 결정과정에서 최대한 야심찬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처한 여건 하에서 최적의 INDC(국별 기여 공약) 제출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진행 중에 있다"며 "우리의 경우 서비스 산업 비중이 높은 선진국들과는 달리, 아직도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에너지 효율도 높아 감축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욕적인 목표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아시아 최초의 전국 단위 배출권 거래제 시행과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 스마트 그리드, 친환경 에너지 타운, 제로 에너지 빌딩 등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를 절감하고자 하는 우리 측 노력도 설명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한국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다시 한 번 피력했으며 두 정상은 워싱턴에서 만나 공동 관심사에 대한 긴밀한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브리핑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