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대표 싱가포르 출장..외국계 주주 표심 잡기
[뉴스핌=김연순 기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홈페이지 개설과 자료 공개로 ISS 설득에 본격 나선 가운데, 삼성물산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ISS 설득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해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다.
18일 삼성 등 업계에 따르면 최치훈 대표는 이번주 싱가포르를 방문해 외국인 투자자를 직접 만나 설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ISS 아시아 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정당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ISS가 7월 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한 견해를 표명할 예정인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이 합병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보통주 기준)은 엘리엇을 포함해 33.45%에 달한다.
앞서 최 대표는 지난 5일 지홍콩을 방문해 외국계 기관투자자 등 주요 외국계 주주와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를 잇따라 방문해 외국인 주주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이사 역시 이번주 해외 출장길에 올라 외국인 투자자 설득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이 이번주 해외 IR활동을 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갔다"면서 "최근 국내외 투자자를 만나 합병 이후 미래 가치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고위관계자는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이 앞으로 ISS를 방문해 (합병의 정당성)을 설명하겠지만, 누가 ISS를 방문할 것인가에 대해선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엘리엇은 이날 한국어 웹사이트(www.fairdealforsct.com)를 개설한 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주장에 대한 근거 자료를 게재했다. 특히 ISS에 제출할 목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견해'라는 27쪽짜리 영문 설명 자료를 통해 합병에 있어 주요 변수가 될 ISS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한국 건설 선두업체인데도 지난해 12월 상장된 제일모직과 비교해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이 자료는 ISS를 위해 준비된 것으로 ISS가 이번 인수 제안을 검토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역시 엘리엇의 주장에 대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적법한 합병'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CEO 차원에서 직접 ISS에 합병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뉴스핌과의 전화 통화에서 "출장중이어서 (출장목적과 관련해)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